결코 환경적이지 않는 환경박람회

지난달 21일부터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올림픽조정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99 하남국제환경박람회’가 반환경적인 전시장과 장삿속 운영, 준비과정에서 조직위 간부가 개입된 비리 의혹 등으로 얼룩져 환경교육의 장이 되지 못하고 있다.

환경박람회장에 들어서면 우선 박람회장 크기에 비해 매점이나 즉석 음식점이 너무 많아 관람객을 놀라게 한다. 길이 2.5㎞의 박람회장에는 각종 즉석음식을 파는 간이식당이 47곳이고, 음료수와 과자, 기념품 따위를 파는 매점이 35곳이나 된다. 이밖에도 정식식당도 3개나 있다.

그렇다 보니 박람회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매점이고, 박람회장 끝에 있는 시설도 간이식당인 실정이다.

더욱이 이 간이식당들에서는 보통 그릇을 써도 되는 자장면, 우동 따위도 일회용 용기에 담아 팔아 환경박람회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또 판매하는 음식들도 햄버거·핫도그 등 전부 즉석음식이라 쓰레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5일 오후 자녀 2명과 함께 박람회장을 찾은 주부 임아무개(35·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마치 음식점 박람회장 같아 어안이 벙벙해진다”며 “더구나 환경박람회장에서 환경보호 차원에서 사용을 금지하는 일회용 용기들을 공공연히 쓰고 있어 감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람회 관계자는 “매점이나 간이식당까지는 수도시설을 만들 수가 없었다”며 “되도록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으나, 업자들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시장의 구성도 관람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전시장 가운데 한 곳인 `환경산업기술관’에는 환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도 풍물상품 매장과 `가훈을 써드린다’는 서예작품 판매매장도 들어서 있다.

박람회 조직위 간부들의 비리 의혹도 불거졌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김성협 박람회 조직부위원장이 “박람회 준비과정에서 업자들과 수의계약을 맺고 뒷돈을 받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김 부위원장 직무정지조처를 내리고 환경부에 감사를 공식 의뢰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이날 감사관실 직원 4명을 투입해 하남시와 합동으로 집중 감사에 들어갔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호천웅 수석전문위원은 “김 부위원장의 경우 비리가 사실이라면 환경부 감사뿐만 아니라 감사원과 검·경의 조사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환경박람회가 파행적으로 운영되면서 대회 개막 보름째를 맞은 5일까지 관람객은 겨우 18만명에 그쳤다. 이는 애초 예상한 입장객 70만명의 24% 수준이다.

환경박람회는 20일 막을 내릴 예정이다.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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