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반란부대, 신주부캠페인, 사회주부대회 등 주부운동 확산
‘아줌마’. 무식과 속물, 주책과 몰염치의 대명사로 전락한 이름. 그런데 요즘 아줌마들의 ‘반란’이 한창이다. 아줌마에 대한 일그러진 편견을 바로잡고 아줌마·주부들의 정체성을 확립, 건강한 사회참여를 이루려는 시민운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한 것.
지난 7월 결성된 ‘신주부캠페인추진본부'(대표 최윤희)는 신주부 캠페인 1탄 ‘아줌마가 아줌마 기 살리기’를 비롯 ‘엄마도 즐거운 명절’ 음반 제작, ‘신주부 아줌마 대축제’ 등을 기획·추진했다. 각계각층의 전문직 여성과 보통 전업주부까지 20여명의 아줌마 기획위원들이 주축이 된 신주부캠페인추진본부는 신주부를 ‘자기인생의 주인임을 알고 새롭게 변화하려는 의지를 통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여성’으로 규정한다. 이들은 “신주부는 자신의 이름·시간·공간·경제력·일을 갖는다”는 신주부 권리장전을 제시하고 있다.
주부들, 교육·환경운동 앞장
지난 9월 발족한 ‘아줌마반란부대'(대장 김용숙)도 아줌마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꿔나가겠다고 선포해 주목받고 있다. 아줌마의 힘으로 사회부조리를 바로잡아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아줌마에 대한 편견을 극복해 자긍심을 가지려는 취지다.
한국여성민우회(대표 이경숙)는 설립 초부터 주부들을 주요한 운동주체로 설정, 사회주부운동을 펼쳐왔다. 생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역 지부에는 이미 전업 주부들이 활동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 사회주부운동의 목표는 “주부가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서울 구로구의 아줌마단체인 ‘새날여성회’, 사당동 30∼40대 주부들이 모여 마을문화를 가꾸는 ‘참사람 어머니회’, 쌍문동 주부 30여명으로 구성된 ‘여성자율방범대’, 20여명의 주부가 주축이 된 대치2동 ‘양재천지킴이’ 등은 주부들이 지역정치·교육·환경 등에서 무서운 감시자이자 대안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줌마들이 사회 곳곳에서 이렇게 ‘뜨는’ 이유는 경제활동과 지역사회에서 아줌마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주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성민우회 윤정숙 사무처장은 “가사와 육아로 상징되는 주부의 정체성은 주부들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단지 사회적 틀에 맞춰가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며 “기존 정체성을 해체하면서 진정 내가 원하고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이 질문이 사회적 관심과 맞아떨어질 때 건강한 지역사회를 건설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주부들의 사회참여 장 늘어야
사회주부운동, 신주부운동, 아줌마운동 등 명명하는 이름은 다양하지만 취지는 하나로 모아진다. 바로 여성운동의 대중화. 신주부캠페인추진본부 육정희 사무총장은 “여성권익을 위한 제도개선은 많이 이뤄졌지만 대다수의 주부들은 무엇이 바뀌었고 또 어떤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 지 잘 모른다”며 “엘리트 중심 여성운동의 한계를 극복하고 여성 대중의 힘으로 생활속 실천을 확산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주부들이 변화하고 일상에서 작은 실천을 벌인다면 충분히 건강한 사회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운동의 대중화를 도모할 아줌마 운동의 활성화를 반기면서도 자칫 일회성 구호로 그치거나, 주부들을 계도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동덕여대 김경애 교수(여성학)는 “아줌마, 주부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당당한 여성과 시민으로서 자기 역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부를 계도와 계몽의 대상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부들이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펼쳐 다양한 사회경험과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 주부운동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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