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아래기사는 의보문제에 관한 것이다. 정치적 흥정물로 전락한 의

료보험의 논란에서 더 이상 민중의 건강권은 없다.

■의보통합 법안 지연 핑계 총선 표 보험

정부와 여당이 의료보험 통합을 다시 6개월 늦추기로 한것은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 지연을 명분으로 의보통합에 반대해온 직장의보와 한국노총 등

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직장의보 등이 조합원 500만명의 반대서명과 국민회의당사 앞 시위 등 다

양한 방법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는 터에 예정대로 의보통합을 강

행할 경우 내년 총선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흥봉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기자회견과 국회답변을 통해 △국

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지연으로 관련규정 정비 등 준비시간이

촉박하고 △ 직장의보 노조의 비협조로 업무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의보통합 연기의 주된 이유로 내세웠다.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제정하고 공포하는 데 2개월이 걸리고,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 뒤에도 시행령 등의 고시(요양급여 상대 가치 점수에 관

한 사항 등 8종) 및 공단과 심사평가원의 정관·업무처리기준 제정에 1개

월이 걸리는 등 최소 75일이 걸리기 때문에법 개정안이 늦어도 지난달말

에는 국회에서 처리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차 장관은 이어 “그동안 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했으나 국회 통과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의보통합 연기의 책임을 정치권

으로 돌렸다. 또 총선을 의식해 의보통합을 연기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 변화가 주로 1월 1일과 7월1일을 기점으로 이뤄

기 때문에 7월로 연기한 것”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직장의보 등의 반대를 고려하긴 했지만 이는 부차적인

것이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법개정 지연으로 실무적 준비일정을 맞출 수

없었다는 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의 시각은 크게 다르다. 이번조처가 김

대중 정부의 개혁정책이 또다시 이익집단들의 반발에 부닥쳐 무산되는 상

징적인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과 참여연대·경실련 등으

로 구성된 건강연대가 12일부터 `의보통합 연기 방침 철회를 위한 노동자

·농민·시민 결의대회’를 전국에서 동시다발 집회로 열기로 하는 등 강

력한 반정부 투쟁을 결의해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도 이날 “정부의 의보통합 연기는 내년 총선을 의

식한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대통령의 사과와 차 장관의 자진사퇴를 강력

히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직장의보와 한국노총도 의보 통합을 2년간 연기해야 한다며 정부의

이번 조처를 `총선 면피용’이라고 즉각 비난하고 나서 정부의 입지는 더

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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