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헌법재판소 법정에 날치기의 주역들이 자리했다. 신한국당
의 이사철, 김학원, 목요상, 김찬진 의원 등은 이날 헌법재판 공개변론
의 피청구인측 대리인으로 나와 날치기의 정당성을 힘주어 변론했다.
변론에 나선 신한국당 의원들의 주장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청구인들의 헌법소원 등은 요건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각하되어
야 한다는 것.
둘째, 헌법재판소는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입법부인 국회 내부의 문제
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
셋째, 개정된 안기부법·노동법은 지극히 타당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
넷째, 날치기 절차는 전혀 법적 하자가 없었다는 것 등이다.
신한국당 의원들은 우선, “헌법소원은 기본권을 침해당한 자가 청구
하는 것으로서, 그 기본권의 침해가 직접적인 것이어야 하며, 막연한
미래나 과거가 아닌 현재의 일, 또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닌 자기와
관련된 때에만 가능하다”며 “청구인들의 주장에서는 이러한 직접성·
현재성·자기관련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들은 둘째로, “이번 법안이 국회가 의결한 것이고 적법한 절차
에 따라 공포된 이상 헌법재판소가 유·무효를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설령 법안의 의결절차가 헌법과 국회법 규정을 위반한
경우라 할지라도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자주성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것
이다.
신한국당 의원들은 또, 두 법안의 내용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
었음을 강변했다. 김찬진 의원은 “안기부법은 오랫동안 안기부가
담당해 온 국보법 위반 행위의 수사권을 회복시킨 것에 불과하다”며
“일반 국민들이 안기부가 좀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체제를 갖추어
반국가사범을 색출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개정법률
은 지극히 타당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찬진 의원은 이어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개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며 날치기 노동법을 적극 옹호했다.
그는 또 “기존 법률에 비해 근로자의 입지가 다소 약화되었지만,
경제회생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며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기본권에
대한 제약도 가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날치기 절차와 관련해 대리인들은 반성이나 유감의 표시 한번
없이 정당한 절차였음을 역설했다. 이사철 의원은 “회의실을 점거하고
의장을 감금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날치기가 국회의
기능을 살리려는 고육지책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야당의원들에게 사전통보되었을 뿐 아니라 누구도 본회의장 입장
이 불허된 바 없으며, 보도진의 출입과 취재도 허용되었으므로 본회
의는 공개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리인들은 “비공개를 이유로 본회
의 의결이 위법하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들은 “야당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에 불참의사가 명백한 상황이었으
며, 국회법 운영의 과거 관행에 비추어 크게 잘못되었다고 비난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날치기의 주역들은 이날 공개변론을 통해 개정 안기부법·노동법이
절차와 내용면에서 모두 정당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재천명했다.
97년 3월 12일(수요일) 인권하루소식 제 8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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