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우리나라에서 보건의료와 관련된 정책은 딱 두 가지에 의해 결
정된다. 하나는 자본 혹은 이익집단들에게 얼마나 돈이 벌리느냐 하는
문제요, 다른 하나는 정부여당 혹은 정치권에 얼마나 표가 되느냐 하는
문제이다. 돈이 벌리고 표가 모여야 진리일 뿐이다.
■ 의보통합, 총선 때 부담으로 작용 ■
10월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의 국정감사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정치적 중
립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건복지부가 의료보험 통합 문제를 내년 총
선과 연계시키고 있는 구체적 증거가 보건복지부가 위원회에 제출한 자
료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가 지난 8월 18일 작성한 ‘국민건강보험법 개
정 연기에 따른 대응 방안 검토’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정기국회 초기 통과될 경우 시간 부족에 따른 업무 혼란은 총
선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여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
술돼 있다.
이 문건에 대해 한나라당의 김홍신, 박시균, 오양순, 정의화 의원 등
은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보건복지부가 정치적 중
립을 팽개친 채 여당의 입장에서 총선에 표가 될 것인지, 안 될 것인지
따져 본 것은 명백한 공무원의 선거 개입’이라며 ‘관련자를 국가공무원
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이 문건이 청와대에 보고됐다면, 현 정부가 조직적으로 선
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흥봉 보건복지부 장관은 ‘문건은 실무자가 판단해 만든
것으로 내 생각과 달라 참고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청와대나 당에도 보
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여당 의원들은 ‘정당 정치에서 있을
수 있는 일 아니냐'(조성준 의원·국민회의), ‘담당자를 칭찬해 주어야
한다'(어준선 의원·자민련)며 보건복지부를 옹호했다.
(한겨레, 1999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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