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내모는 워크아웃 합의서
체결을 반대하는 전면적 투쟁에 돌입해야 한다.
– 대우중공업노동조합, 오리온전기노동조합의 합의서 체결 결정을 보고…
지난 10월 25일 대노협 비상대책위원회는 5차 회의를 통해서 ‘매각반대(특히
해외매각 반대), 공기업화와 노동자 경영참가,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투쟁요구
로 결정하고 워크아웃 계획서의 투명한 공개와 즉각적인 노정교섭을 요구하면서
이를 위해 대통령 면담을 추진하기로 결의한바 있다. 이러한 결정은 기존에 노협비대위가 ‘개별기업 제대로 살리기와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노조참여 보장’
이라는 대응기조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노동자의 고통을 전제하는 대우사태 해결
에 대한 반대의 입장과 노동조합의 요구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으
며 따라서 대노협의 당면 실천과제는 어떻게 대중투쟁을 조직할 것인가를 집중
해서 고민하고 구체적 실천의 계획을 마련하는 것과 전체 노동운동진영의 연대
투쟁을 조직해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11월 1일 아주 당혹스럽고 개탄할 일이 일어났다. 대우중공업, 오리온
전기, 대우통신이 워크아웃 동의서를 체결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신문지면을 통
해 발표된 것이다. 며칠 전만해도 대우비대위소속 단위노조 쟁의담당자회의가
열리고, 11월 10일을 전후해 단위노조별 파업찬반투표, 노동자대회때 대규모 상
경투쟁 등 투쟁일정을 제출하고 있었기에 당연히 투쟁을 조직하고 있어야 할 비
대위 산하 13개 노동조합이 워크아웃 동의서 여부를 둘러싸고 협상에 들어가면
서 ‘매각반대, 공기업화, 노동자생존권 보장’ 등 3개 투쟁요구 결정에 서명을
했던 대우중공업노동조합과 오리온전기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갑자기 ‘기업개선
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노사합의 및 확약서(이하 합의서)’를 제출한 것이다.
대우중공업노조(위원장 염성태)가 제출한 합의서의 주요내용을 보면 ▲노조와
회사가 자구노력을 통해 채권금융기관의 손실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회
사, 대주주, 채권금융기관간에 체결될 기업개선약정서에 동의하며 이행에 적극
협조 (단, 임금 및 단체협약, 고용 관련 부문에 대해서는 노조와 사전합의) ▲
기업개선작업이 종료될 때까지 진행 및 생산에 차질을 줄 행위자제와 행위 발생
의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호 협조 ▲기업개선작업 추진에 따른 고통분담,
채권금융기관의 손실부담 최소화 및 회사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임금을 최대한
억제 등이다. 이러한 합의서 제출은 앞서 5차 대노협비대위 대표자회의에서 결
의한 투쟁요구와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며 총자본과 결탁하여 노동자들을 벼
랑으로 내모는 것에 다름 아니다.
대노협 비대위와 민주노총은 이미 대우사태를 불러온 책임이 경영진과 채권금
융기관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이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면서 자신들의
회생을 도모하려는 정부와 자본의 본질을 폭로, 규탄하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
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전면적인 투쟁도 불사할 것임을 결의하였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대우중공업노동조합과 오리온전기 노동조합은 채권금융기관과 대
주주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희생을 제 스스로 내놓고, 노동자들
의 유일한 무기인 파업권 -본문에는 기업개선작업진행 및 생산의 차질을 빚는
행위자제라는 표현으로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을 저들의 손에 쥐어주는 반
노동자적 행태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대노협 소속 13개 노동
조합은 어떤 일이 있어도 개별기업 수준에서 워크아웃동의서를 체결하지 않으며
공동의 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하지 않았던가. 이러한 결정은 현재 대우사태를 바
라보는 노동자적 관점은 공동투쟁이 아니고서는 총자본의 ‘노동자 죽이기’ 기조
로 일관된 구조조정을 파탄낼 수 없으며 ‘한쪽이라도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는
공동의 인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기에 대우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대우계
열 하청노동자들과 전체 노동운동진영이 함께 강고한 연대투쟁을 벌여내야 한다
고 판단했던 것이다. 또한 대우자본을 국내독점자본들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향
하에서 진행되는 모든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그 본질을 폭로해 내고,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고용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투쟁을 조직하는데 있어 단 하나의 노동
조합이라도 총자본의 당근과 채찍 이데올로기에 휘말려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대우중공업노동조합과 오리온전기노동조합의 합의서 체결은 소속노조의
노동자들만을 벼랑으로 내모는 것이 아니라 10만 대우그룹 소속 노동자들과 6만
대우계열 하청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내모는 행위이며 불붙고 있는 투쟁전선에 찬
물을 끼얹는 반노동자적 행동이다.
우리는 기업개선약정이라는 이름하에 대규모 인원감축과 임금삭감, 노동강도
의 강화를 중심으로 노동자들에게 모든 위기비용을 전가시키고,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해 놓고도 바로 휴지조각을 만들고,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고용을 사수하려
는 정당한 투쟁을 공권력으로 무참히 짓밟는 극악무도한 정권과 자본의 신자유
주의 구조조정의 본질을 보았다.
여기에서 노동자들이 양보할 것은 없으며 투쟁조차 하지 않고 정부와 채권단
의 합의서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본에 굴종하는 노예를 삶을 스스로 받아들
이는 것과 같다. 따라서 대우중공업노동조합과 오리온전기노동조합은 합의서 체
결을 즉각 철회하고 합의서를 요구하는 정부와 채권단에 맞서 조합원들과 전면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또한 민주노총과 대노협비대위는 이러한 상황에 동요하지 말고 시급히 이러한
합의서 체결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을 재결의하면서 결정된 투쟁요구와 투쟁계
획을 가지고 총력투쟁을 벌여내야 한다. 이 속에서 정부와 채권단의 합의서 체
결을 전제하는 모든 워크아웃계획을 비판, 반대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고용
사수를 절대절명의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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