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중 “부도나도 이길 수 있다”

전국·지역 연대손길이 큰 힘

파업대오 사수로 조직력 회복

노무관리 맞선 투쟁 등 과제남아

72일 동안 외떨어진 남도에서 전개된 한라중노조(위원장 권성원)의

파업투쟁이 10월27일 일단락됐다. 위탁경영을 맡은 현대중공업쪽과

체결한 잠정합의안에 대해 56%의 조합원이 찬성을 표한 데 따른 것

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28일 파업해단식을 갖고 그동안의 투쟁을 마

무리했다.

부도여파로 조합원들이 뿔뿔히 흩어졌고 노동조합의 조직력은 약화되

어갔지만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는 각

오로 끝까지 맞서 싸운 결과 그 누구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72일간

파업투쟁을 성사시킨 것이다. 그것도 현대재벌을 상대로.

회사와 현대 그리고 기관쪽에서는 공권력 투입 음모를 세우고 각종

언론을 동원해 온갖 악선전을 퍼부어 댔지만 추석연휴 동안에도 조합

원들의 사기는 결코 식을 줄 몰랐다.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역과 전국 노동자들의 쌀, 라면, 투쟁기금 지원 등 연대의 손길도

갈수록 커져만 갔다. 민주노총광주전남본부와 광주목포권 시민사회단

체들이 노사자율협상 보장과 공권력투입 반대를 요구하며 22일 동안

벌인 목포역 천막농성은 지칠 줄 몰랐다.

한편 한라중노조의 이번 파업투쟁은 부도사업장에서도 싸워 승리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전국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고용안정 투

쟁에 큰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1천3백여 투쟁대오를 끝까지

유지한다는 목표를 이뤄 현장복귀 후 현대쪽의 노무관리에 맞설 수

있는 조직적 기초를 다진 것도 큰 성과다. 특히 권성원 노조 위원장

은 이번 한라투쟁과 관련해 “그 동안 움츠렸던 가슴을 확 열고 노조

의 조직력과 투쟁력을 복원한 데 큰 성과가 있다”고 말해 조직력 확

보가 모든 투쟁의 열쇠임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지리적으로 외떨어

져 있지만 지역, 전국의 연대활동이 활발히 전개된 것도 새삼 중요하

게 평가할 대목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은 과제도 그리 녹록치 않다. “비록 잠정합의안에 대해 전

적으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원없이 싸웠다. 이

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한 조합원의 얘기가 아니라도 지도부 사법처

리 대응과 현대 노무관리에 맞선 지속적인 권익투쟁 등 만만찮은 과

제가 놓여 있다.

아직 모든 것을 한꺼번에 되찾은 것이 아니기에, 또다른 시작을 준비

하는 한라중노조의 새로운 한 걸음이 새삼 중요하게 다가온다. 정찬

호/광주전남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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