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여진 짧은 인생과 17년의 억울한 옥살이
참여연대 사법제자리놓기 시민모임은 창립 1주년을 맞아 7일 변호사회
관에서 사법피해 사례 보고회와 사법피해자 추모제를 가졌다. 이날
소개된 사례를 소개한다<편집자주>.
김 환(35) 씨는 지난 2월 1일 수원에서 억울한 옥살이와 사회적 냉대
를 비관하며 자살했다. 그는 15세의 어린 나이로 강도살인이라는 죄명
을 쓰고 17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다음은 김 환 씨는 유서에서 발췌
한 내용이다.
“배가 고파 밥을 훔쳐 먹으려고 남의 집 지하실에 숨어들어갔다가 잠
이 들어 경찰서에 끌려갔다. 형사들은 다짜고짜 개봉동을 아느냐며 고
문을 가했다. 수건을 얼굴에 덮은 뒤 생 고춧가루의 물을 붓는가 하면
방의 이곳저곳에 마치 럭비볼을 던지듯 나를 동댕이치면서 오로지
개봉동 사건만 묻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이 시키는대로 자술서를 작성
해 주었고 15년이라는 형을 받게 되었다. 나의 억울함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교도관을 인질로 잡았다가 2년의 추가형을 받기도 했다. 어쨋
든 그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못 배운 공부도 배우고 인내하면서
내 개의 자격증을 따내고 일어와 한문을 배우며 많은 노력을 하던
차에 96년 가석방이 되어 자유의 몸이 되었다. 어느덧 서른둘이 되어
나와보니 사회는 마치 외국에 온 것처럼 어리둥절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될 지 몰랐다. 나는 나의 신세를 한탄하게 되었고 마음은 병들기
시작했다. 당시의 형사들에 대한 복수를 생각하면서 살인을 하고도
싶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고 이 구차하고 더러운
인생을 마치기로 한 것이다”
1997년 4월 9일(수) 인권하루소식 제 859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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