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여성노조 정책제언9 ]
사회적 차별의 또 다른 이름, 군가산점 제도를 폐지하라
얼마 전 군가산점제도에 대해 많은 논쟁들이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 때마다 남성들은 마치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무시되는 것처럼 거품을
물고 군가산점제도 폐지에 대해 반대해왔다. 남자와 여자는 다르니까, 남자는
군대를 갔다오니까 그 만큼의 혜택을 받는 것, 그것이 과연 정당한가?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직장을 얻게 될 때, 병역필의 조건을 마주하는데 이는
원천적으로 남성들이 직장에서 4가지의 수혜를 보장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우선 채용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공무원시험의 경우, 여성은 아무리 잘해
봤자 100점이 만점이지만, 남성은 군복무기간에 따라 3~5점의 가산점을 얻는다.
그 3점, 5점이 쉽게 실력으로 뛰어넘을 수 있는 장벽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가산점이 총점에서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과목마다 가산되기 때문이다. 더군다
나 국가공무원시험은 커트라인이 거의 만점에 가깝기 때문에, 당연히 합격의 문
은 남성에게 더 넓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군경력이 인정되면 남성들은, 당연히
이후 승진시험과 호봉에서, 동시에 채용된 여성노동자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게
된다. 채용, 승진, 호봉 그리고 마지막 퇴직금까지 차이나는 것 또한 예정된 수
순이다.
98년말 현재 여성공무원은 263,853명으로 전체공무원(888,217명)의 29.7%를
차지하며 하위직급으로 내려갈수록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5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은 3.2%에 불과하며, 6급 이하 여성공무원은 56,619명으로 22.9%이다. 여성
공무원 점유율이 비교적 높은 직종은 교육(51.2%), 별정직(42.2%), 고용직
(40.8%)이고 그 다음으로 경력직(29.4%), 기능직(27.2%)의 순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성차별구조는 다른 요인도 있지만 군경력 가산점 제도에 의한 성차별
의 요인이 크다. 94년 6월에는 철도청 시험에서 가산점 때문에 100점을 맞은 불
합격자가 나오기까지 했다. 만점에 가까운 커트라인에서 가산점 5%가 갖는 의미
는 중차대하다.
94년 6월, 이화여대생 1,931명이 청와대와 행정쇄신위원회, 총무처, 정무2장
관실에 ‘7·9급 공무원 채용시험에서의 군복무 가산점 제도폐지’를 청원하였다.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가산점 제도를 없애달라는 것
이다. 7급 시험 총점 되는 현실에서 군복무 의무가 없는 여성들이 크게 불리하게 돼 있다는 것이 청
원자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공무원 여성채용 목표제 도입 논의가 시작되면서
군가산점 폐지를 위한 그간의 노력들은 수포로 돌아갔다.
만점을 받아도 여성은 불합격할 수밖에 없는 조건, 이러한 불평등은 채용시에
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남성과 함께 합격한다 하더라도 계속적으로
차별을 양산하는 제도가 되는 것이다.
원천적으로 남성에게 유리한 조건을 주고있는 군가산점제도에 대해 많은 남성
들은 ‘여자도 군대가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또, ‘여자도 남자와 똑같은 권리
와 사회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기꺼이 군대가겠다’고도 하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논쟁에서는 ‘군대는 꼭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가?’ 또는 ‘국방의
의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 고민 자체가 끼어들 틈이 없다. 현재의 군대
제도가 갖는 문제점을 짚고, 이를 대안적으로 바꿔나가는 고민이 부족한채, ‘여
자들도 군대 갔다오라’고 군가산제도 폐지를 반대하는 것은 군대갔다 온 남성들
만 살아남겠다는 말에 다름아니다. 단순히 ‘여자들은 왜 안가느냐’고 불만을 이
야기할 것이 아니라, 의무적인 군복역에 대한 보상을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하게
한다든지 군복역제도 자체를 자원하는 방식으로 바꾸어내는 등 대안을 위한 논
의 또한 필요한 때이다.
보통 회사에서는 여성노동자보다 남성노동자의 월급이 높게 책정되어 있다.
군가산점 제도로 남성노동자들은 채용 때부터 우월한 입지를 차지할 뿐만 아니
라,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다는 명목하에 더 높은 월급을 받는다. 이것이 단순
히 생물학적 차이에서 연유하는 것인가? 회사는 남성들에게 ‘그래도 여자보다는
많이 받는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여성들만 피해를 보게 한다. 결국 군가산점
제도는 생물학적 차이를 빌미로, 차별을 제도화시키고 합리화시키는 제도인 것
이다.
자신이 노동할 수 있는 권리는 그 기회부터 평등하게 부여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정당하게 받아야 할 것들을 교묘하게 은폐하고, 차별화시키는 모습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군가산점 제도를 폐지하는 것, 이는 고용에서 여
성들에게 평등한 기회와 결과의 평등성을 보장하고 특히나 여성노동권을 올곧게
획득하기 위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이다.
* 군가산점은 7급,9급 공개경쟁 시험에만 적용되며, 100점 만점에 취득점수 +
가산점
군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자
2년이상 현역병(상근예비역포함) 복무자 5점/1년이상 2년미만 현역병(상근예
비역포함) 복무자 3점/경비교도대 2년이상 복무자 5점/경비교도대 1년이상 2년
미만 복무자 3점/전투경찰대 2년이상 복무자 5점/전투경찰대 1년이상 2년미만
복무자 3점/의무경찰 2년이상 복무자 5점/의무경찰 1년이상 2년미만 복무자 3점
/장교, 준사관, 하사관으로 2년이상 복무후 전역자 5점/74년 이전 출생으로 단
기사병(방위병) 1년이상 복무후 전역 3점/경찰대학 졸업자로 전투경찰대 3년이
상 근무자 5점
군가산점을 받을 수 없는자
72년 이전 출생으로 단기사병(방위병) 6개월 복무자/74년 이전 출생인 단기사
병(방위병)소집대상자가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한자/74년 이전 출생으로
보충역 장기대기 면제자/75년 이후의 모든 공익근무요원 복무자/산업기능요원(3
년) 전역자/전문연구요원(5년) 전역자/특례보충역(예술, 체육분야),국외를 왕래
하는 선박 선원으로 병역의무를 대체한자/R.N.T.C(학군하사관후보생)교육수료후 실역을 필하지 않은자/석사사관(예비역소위)으로 병역을 필한자/병역면제자(여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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