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

시험 준비 속에서 잊혀진 군가산점 제도의 부당함

박윤희(서울여성노조 해방지기)

사범대에 다니면서 임용고시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

저, 교사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로 갈등을 했을 뿐, 4학년이 되기 전까

지는 임용고시의 점수체계에 대해서 무지했다.

한달 전 쯤인가.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졸업한지 2년 된 선배 언니를 만

났다. 시험 준비가 잘 되어 가는지 물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임용고시

가산점 문제가 새롭게 다가왔다.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워드자격증(가산점이 1점

인가 2점인가 된다고 함) 시험을 준비한다는 얘기를 들으면서도 나의 문제가 아

니라 생각하고 그냥 흘려 들었을 뿐이었는데 현실적으로 임용고시에서 필요한

가산점들이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군대 가산점은 서울의 경우 3점, 경기도의 경우에는 7점까지 주어진

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사실을 모르고 몇 해 전, 미리부터 준비했던 같은

과 언니들도 많았는데 학과에서 유일하게 임용고시에 합격한 남자 선배를 본 적

이 있다. 뽑기도 많이 뽑는 국어교육과에서 유일하게 그 선배만 합격한 것을 보

고 많은 사람들이 놀라기도 했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그 선배에게 존경어린 눈빛으로 임용고시 이야기를 했더

니 그 선배는 자기가 남자이기 때문에 어떤 유리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부담

스러워 하며 나를 대했다.

임용고시라는 제도 자체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현실에서 부딪치는 가산

점 문제에 대해서도 무지하게 묻어두고 지내온 지난 시간들이 안타깝게 느껴진

다. 더구나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누구도 시험 준비가 급한 탓에 이 문제를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군가산점 문제를 누구도 공

개적으로 들고 나온 적도 없고 그냥 내신을 올리고, 가산점을 올리고, 시험 준

비를 하면 그만이라고들 생각하는 것 같다.

혹시라도 군가산점 문제를 사적인 자리에서 얘기하게 되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남자 여자 편갈라 싸우게 된다. 섣불리 얘기하지는 못해도 그 상황에

서는 여자들도 열을 올린다. 하지만 늘 결론은 없다. ‘여자도 군대 가야 한다’,

혹은 ‘군대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등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는 식으로 감정만

상하게 된다. 실제로 그렇다. 대안이 없는한, 그리고 부당한 제도의 수혜자들과

피해자들 모두들 남일처럼 생각하는 한,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하는데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많은 후배들과 친구들이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그래서 감정의

대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원한 해결책을 함께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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