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생각 또 다른 이야기 ]
‘성폭력 사업장 사업주를 처벌하라’에 대한 의견
김소영(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직장내 성폭력에 대한 여성근로자의 대처가 특히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고용
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성폭력이 ‘추행’의 범위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형법이나 성폭력특별법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고,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제750
조)을 물어 손해배상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에 있어
입증책임은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자가 가해자에게 고의가 있었음을 입증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사업주를 고소하여 사용자를 처벌하거나 손해배상을 제기한다고 해도,
그 사업주와의 고용관계를 유지하기는 힘들다. 직장내 동료나 상사에 의해 이루
어진 성폭력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적 대처이외에도 사업주를 상대로 민법상
의 사용자책임(제756조)를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에서 사업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그 사업장에 계속 근무하는 강심장의 여성근로자는 드
물 것이다. 이는 직장동료나 상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여성의 고용기회가 한정되어 있고, 노동시장에서의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법률의 강력한 지원이 없는 한 직장내 성폭
력은 해결되기 어렵다.
정책제언 8(성폭력 사업장 사업주를 처벌하라)*주)은 두가지를 주장하고 있
다. 첫째,「사업주가 가해자인 경우의 처벌조항을 규정할 것」, 둘째「여성들에
게 안전하고 평등한 근무환경을 조성하지 못하고 성폭력을 방기한 사업주를 처
벌할 것」이다.
*주) {{정책제언 8은 ‘성폭력’과 ‘성희롱’이라는 있다. 물론 성희롱과 성폭력은 상호배타적 개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일
한 개념도 아니다. 동 제언의 전체적인 내용을 볼 때에「성희롱 사업장의 사
업주를 처벌할 것」이 결론인 것 같다. 개념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용
어를 통일해야 할 것이다. }}
직장내 성희롱의 가해자에는 고용·근로조건 등에 대한 결정 권한을 갖고 있
는 사업주나 직장상사, 동료 근로자, 부하직원이 해당된다. 성희롱 가해자로 판
명된 경우 사업주는 가해자를 부서전환하거나 경고, 견책, 휴직, 전직, 령, 해고 등의 징계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사업주 본인이 가해자인 경우에
는 어떻게 할 것인가? 사업주가 가해자인 경우에 피해자인 여성근로자는 형법,
성폭력특별법, 민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사용자에게 소를 제기하고도 그대로 직장을 유지하기는 어려우며, 민법상의 책
임을 묻는다해도 해도 성희롱이 불법행위로 인정받는 문제, 입증책임 등의 곤란
함이 있다. 사업주가 가해자인 경우를 대비하여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입법적 보
완이 필요하다. 또한 성희롱 예방의무 뿐만 아니라, 민법의 사용자책임에 근거
하여 성희롱 사업장의 사업주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묻는 규정도 필요하다고 본
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아무리 평등과 관련한 법률이 다른 법 분야와
비교하여 선도적·예방적 기능이 중요하다고 해도, 법체계와 법리를 뛰어넘는
입법은 불가능한 것이며, 실효성 확보의 측면도 중요하기 때문에, 입법론적으로
정치하고 치밀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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