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나는 스스로를 다잡고 LRB(London Review of Books)에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종합적인 글을 썼다.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바이든주의는 이제 끝났다. 델라웨어에서 오랜 시간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오바마의 부통령이었던 인물에 기반한 이 프로젝트는 한 번의 임기로 끝난 셈이다. 이제 우리는 이 4년의 시간이 최근 미국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며, 어떤 유산을 남기는지 질문하게 된다.
LRB에서 삽화를 넣는다면, 나는 이 글을 시작할 때 설명한 국방 산업 전략 보고서의 표지로 장식하자고 제안했을 것이다. 한 똑똑한 친구가 내게 그 표지가 AI로 생성된 이미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줬다.
지난 4년을 더 생각해볼수록 이 행정부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스타일적 장르로 어두운 패러디나 다크 캠프가 떠올랐다. 초안 초기에는 정말로 핀천 작품에 어울릴 만큼 혼란스러운 “다크 브랜든” 밈 이야기를 시작으로 써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나는 더 부드럽고 희미한 느낌을 택했는데, 마치 워홀이 폴로 랄프 로렌을 만난 것 같은 분위기였다.
내가 염두에 둔 이미지는 바로 워홀의 엘비스였다.
이 장면을 상상해보라. 세련된 바이든이 겹쳐진 모습으로, AI가 쉽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LRB 글에서 균형 잡힌 평가를 할 수 있었다면, 이는 오랜 시간 미국 정치 경제를 함께 고민해 온 지혜로운 친구들, 특히 테드 퍼틱 덕분이었다.
행정부의 마지막을 돌아보며, 처음부터 끝까지 매일같이 코멘터리를 남기며 온전히 몰입한 행정부가 이번이 처음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것은 그동안 썼던 글들을 모아 정리할 좋은 기회처럼 느껴졌다. 사실 이 역시 나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버소(Verso)의 그레이 앤더슨이 제안한 것이었다.
바이든 시대의 글 외에도 이후 내용을 조망하는 데 유의미한 두 편의 글이 있다.
2017년에 시작한 내 개인 웹사이트에서 2017년 12월에 올린 글로, 당시 트럼프의 국가 안보 전략 2017의 중요성을 반추한 것이 있다. 마이애미의 호텔방에서 그 중대한 문서를 읽으며, 미국이 중국을 향해 전략적 자세를 근본적으로 전환했음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리고 2019년 봄에 LRB에서 발표된 강연 “미국의 세기가 끝나고 있는가?”가 있다.
2020년에는 한층 속도가 붙었고, 여러 글을 통해 셧다운(Shutdown)이 탄생했다. 팬데믹 충격에 대한 그 글로벌 개요는 바이든 취임식에서 끝맺었지만, 가디언, 뉴 스테이츠먼, 포린 폴리시, 파이낸셜 타임스,그리고 차트북에 이르기까지 나는 계속해서 바이든 행정부를 추적해 나갔다.
여기 실은 글들은 모두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제공하는 글들로, 시간 순서에 따라 문맥을 설명하는 노트와 함께 정리했다.
2020년 11월 1일, 선거를 앞두고 가디언에 “미국을 다시 정상으로 만들기(Making American Normal Again)”라는 글을 통해 스트레스를 조금 풀었다.
다시 가디언에 2020년 11월 5일, 바이든 행정부가 직면할 장애물들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2020년 11월 11일에는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에서 바이든의 경제 정책팀을 개략적으로 살펴보려 했다. 당시 내 머릿속에 있던 것은, 2008년 오바마 캠프에서 있었던 마지막 몇 달을 상기하며 1990년대 경제 정책의 강력한 문지기들이 다시 등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 질문은 2021년 4월 LRB에 실린 폴 크루그먼과 신자유주의 문지기에 관한 글에서 더 깊이 탐구했다.
뉴 스테이츠먼(New Statesman)에 2021년 4월에 실린 긴 글 “미국의 넷제로 경쟁(America’s Race to Net Zero)”에서는 바이든의 기후 의제 초기 동향을 살폈다.
기후 정책 논의의 동반 글로는 2021년 5월 8일에 발표된 차트북 19가 있는데, 이 글에서 “미국의 가족 가치와 바이든의 가족 계획”의 규모와 중요성을 평가했다.
6월 19일에는 국내 정책 의제뿐만 아니라 바이든 정책의 반중국 기조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차트북 23에서는 바이든의 중국 전략과 관련 인사들을 시간 순서대로 상세히 정리했다.
이와 같은 국내 급진주의에서 외교 정책 공격성으로의 전환을 예상한 것은 2008-9년 위기 동안 폴 크루그먼의 행보를 생각해 보면서였다.
그해 여름 (8월 12일) 가디언에서는 기후 행정부를 자처하면서도 석유 생산 가속화를 추진하는 바이든 팀의 노력이 나를 괴롭혔다.
8월 14일에는 같은 주제로 차트북 32에 바이든의 중산층을 위한 외교 정책, 기후, 그리고 OPEC에 대한 내용을 확장하며, 인지 부조화를 해석해 보았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철수(2021년 8월 30일 완료)가 이어졌고, 미국의 힘이 약해졌다는 어리석은 담론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했다. 뉴 스테이츠먼에 실린 긴 글 “미국 권력의 새로운 시대(New Age of the American Power)”는 꽤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21년 9월쯤 우리는 이미 입법 교착 상태와 조 만친(Joe Manchin)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후 12개월 동안 논평가들에게 골칫거리가 될 주제였다. 민주당의 과반은 아슬아슬했고, 소수의 거부권자들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9월 19일, 차트북 41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미래를 형성할 상호 연계된 위기들: 인프라 법안, 조정 법안, 부채 한도”라는 주제를 다뤘다. 한 달 뒤, 차트북 46에서는 “웨스트버지니아 - 미국 기후 정책의 역사적 장애물: 만친을 이해하기”라는 주제로 만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2021년 12월이 되자 나는 다소 비관적인 분위기였다. 뉴 스테이츠먼에서는 “정체된 행정부(The Stalled Presidency)”라는 제목으로 바이든의 기후 의제와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을 둘러싼 고통스러운 투쟁을 다룬 글을 썼다.
2021년 12월 19일, 여전히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을 주제로, 차트북 61에서 바이든 행정부 입법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측면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재정 정책에서의 기후 혁명?: 더 나은 재건을 이해하기”에 대해 다뤘다. 여기서 핵심은 법안이 처음으로 실시간 배출 모델에 맞춰 설계되고 벤치마킹되었다는 점이었다. “기후 혁명”이라고 부른 이유는, 1930~40년대 정부의 케인스 혁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재정 정책이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이해되기 시작했다.
2022년 1월에는 가디언에 바이든의 첫 해를 돌아보는 설문 조사를 하며 그의 행정부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는 인상을 다뤘다.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면서 외교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와 관련된 글을 여러 편 썼는데, 그중 일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했으나, 상당수는 기술적인 내용이 많았다. 2022년 5월 가디언에서는 확전 우려 속에 우크라이나를 위한 무기 대여법(Lend-Lease program)을 주제로 미국 지도층의 오랜 역사적 기억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논평을 했다.
2022년 7월에는 큰 착오를 범했다.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바이든 행정부가 시간이 다 되었고, 만친이 개혁 의제를 끝내버렸다고 확신했다. 절망적인 순간이었고, 가장 나은 선택은 그 상황을 최대한 크게 외치는 것처럼 보였다. 뉴 스테이츠먼에 “조 바이든의 실패”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그렇게 했고, 7월 20일 차트북에서는 “더 나은 재건, 다시 사망(Build Back Better, Dead Again)”이라는 글로 같은 메시지를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만친-슈머의 예측할 수 없는 전략적 수완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많은 이들의 놀라움 속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이라 불리게 될 법안에 대한 합의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심지어 슈머 팀이 내가 그들의 성과를 이해하도록 설명해주려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8월 2일 차트북 139에서 “미국의 기후 법안을 둘러싼 전투: 만친-슈머 타협을 이해하기”라는 글을 통해 이 사건을 분석하려고 노력했다.
이후 펠로시의 대만 방문으로 인해 외교 정책으로 시선이 옮겨졌고, 이는 중국과의 실제 전쟁 위기 1단계로 이어졌다. 2022년 8월 3일 차트북 140에서 “중국-대만-펠로시 특집”으로 다뤘다.
나는 이후 이 사건을 중국과의 긴장 고조의 시작으로 보게 되었으며, 이는 2023년 봄 워싱턴 DC에서 감지된 위기 상태로 절정을 맞았다. “2023년 2월의 '전쟁 임박' 위기와 그 이후 - 미중 대립 관리 학습”이라는 글은 2023년 10월 26일 차트북 249에 담았다.
2022년 8월로 돌아가서, 차트북 141에서는 “중국과의 금융 탈동조화가 시작되고 있는가?”를 묻고 있었다.
미국 정책의 근본적 토대로서 패권 유지에 대한 나의 우려는 뉴 스테이츠먼에 실린 서평 에세이로 요약되었다.
2022년 말에는 차트북 182(2022년 12월 23일)에서 “워싱턴의 새로운 교란적 합의”에 대한 우려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2023년 초 바이든 행정부 내부의 인상을 통해 이 우려는 더욱 커졌다.
4월 포린 폴리시에서는 재닛 옐런이 푸키디데스의 함정에 대해 한 이례적인 연설과, 미국이 강력히 유지되고 중국이 미국의 국가 안보 핵심 이익을 침범하지 않는 한 미중 간 전쟁을 피할 수 있다는 내용에 대해 고찰했다. 헤드라인이 잘 요약하듯, 미국은 중국에 경제 평화의 조건을 제시한 셈이었다.
옐런에 대한 확장된 해설은, 2021년 8월에 포린 폴리시에 실린 옐런과 마리오 드라기에 대한 이중 초상화에서 다룬 바 있다.
2023년 7월 차트북 225에서는 재닛 옐런의 중국 방문을 다루며 “완화나 경제 평화가 아닌, 관리되는 긴장”이라는 제목으로 이 상황을 분석했다.
2023년 5월 5일 파이낸셜 타임스에서는 폴라니를 언급하며 “미국은 더 이상 중국에 대해 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평화 이익’이 사라지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들이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바이든 행정부가 다시 의회와 충돌하면서, FT에 “미국 경제 정책의 혼란이 중요한 이유: 혼란스러운 결정 과정이 미국 시민과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또 하나 계속 눈길을 끄는 인지 부조화의 영역은 미국과 남부 이웃 국가들과의 제한된 관계이다. 이 주제를 처음 다룬 것은 2023년 6월 3일 차트북 218“신의 품을 떠나... 우방 공급망과 멕시코 폭격 여부를 둘러싼 워싱턴의 논쟁”이었다. 혹시 궁금하다면, 실제로 워싱턴에는 이러한 “논쟁”이 존재한다.
1년 뒤인 2024년 8월 8일 FT에서 “카멀라 해리스는 미국의 님비즘(NIMBYism)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라는 글로 이 주제로 돌아왔다. 다음 날 차트북 307에서는 “다중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말 것인가: 미국, 멕시코, 그리고 중앙아메리카의 지역 정책 필요성”을 다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합의가 이루어진 지 1년이 지나면서 온라인에서는 바이든 경제 정책(Bidenomics)과 산업 정책의 중요성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했다.
나는 2023년 6월 14일 차트북 220에서 “바이든의 ‘새로운 산업 정책’: 혁명인가, 아니면 중력을 거스르는 시도인가?”라는 제목으로 이 문제를 분석했다.
2023년 6월 17일 차트북 221에서는 “IRA와 연준(Fed) 논쟁 - 패권의 재도입”이라는 주제로 다뤘다.
미국의 산업 정책에 대한 (민간) 논의는 잘 다뤄지지 않는 중요한 측면, 즉 미국의 군산복합체를 떠올리게 했다. 이에 2023년 7월 25일에는 차트북 229“미국의 불편한 군사주의 - 8,860억 달러의 논쟁”을 작성했다.
군사 관련 주제는 2023년 10월 17일 차트북 246에서 “미국이 동시에 '두 개의 전쟁'을 감당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등장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서는 바이든 시대를 종합하는 글을 두 차례 썼다. 첫 번째는 2023년 10월 5일, 언헤지드(Unhedged) 뉴스레터의 로버트 암스트롱과의 토론으로, 차트북 241과 언헤지드 간의 협업 “바이든의 성적표”였다.
두 번째는 2024년 1월 26일 FT의 스웜프 노츠에서 에드 루스와 함께 쓴 “바이든과 다중 위기의 망령”이었다.
2023년 가을이 되면서, 바이든 행정부 아래 미국의 리더십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의문이 점점 더 커졌다.
2023년 10월 22일 차트북 248에서는 “세계는 미국의 리더십에 의해 결속된다”는 바이든의 선언에 경탄하며 분석했다.
2024년 2월 차트북 267에서는 녹색 국제 정책의 대표적 요소인 JET-P의 실체를 묻는 “서방 기후 지정학의 종이 호랑이들”이라는 다소 냉소적인 제목의 글을 썼다 (카본 노츠 12에서도 다룬 주제).
미국 국내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전환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2024년 5월 차트북 285 “바이드노믹스가 미국의 다중 속도 에너지 전환을 형성하는 방법”을 작성했으며 (카본 노츠 14에서도 언급), 8월 1일에는 차트북 303“미국 선거에서 기후의 중요성”을 다뤘다.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두 개의 전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마지막 글들을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이슈를 다뤘다.
●2024년 3월 5일 파이낸셜 타임스에서는 “미국의 경제 안보 독트린이 더욱 암울해졌다”라는 글을 통해 경제적 국가(전쟁) 전략의 새로운 시대를 강조하며, 트럼프 집권 시 발생할 수 있는 후속 상황에 대해 경고했다.
●2024년 5월 10일 차트북 282에서는 “610억 달러로는 부족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휴전 전략이 필요한 이유”라는 글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의 합리성을 재검토했다.
●2024년 10월 7일 파이낸셜 타임스에서는 “미국의 오래된 경제 정책이 소멸하고 새로운 정책이 태어나지 못하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현재 경제 정책의 반(反)패러다임을 조명했다.
마지막으로 2024년 10월 10일 가디언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폭력적인 캠페인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분노를 담아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1990년대 탈냉전 질서의 통제된 해체에 기꺼이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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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