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Lauren Mitchell, Unsplash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미국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기존 법률을 철회하면서 여성의 기본적인 자유가 침식되고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공개 발언을 금지하는 조치가 탈레반에 의해 새로 도입되었다. 탈레반은 2021년에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했으며, 이 조치는 노래 부르기, 소리 내어 책 읽기, 시 낭송, 심지어 집 밖에서 웃는 행위까지 금지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규칙은 이슬람 율법에 대한 가장 극단적인 해석 중 하나를 실행하는 ‘권선징악부’에 의해 집행된다. 이 규칙들은 여성의 권리와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더 광범위한 '권선징악' 법령의 일부이다. 여성들은 심지어 공공장소에서 다른 여성들에게 소리 내어 꾸란을 읽는 것조차 금지되었다.
지난 3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은 거주 여성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대거 박탈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게 만들었다.
2021년부터 탈레반은 여학생들의 교육을 제한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남녀공학을 금지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여학생들의 중등학교 출석을 금지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2023년에는 시각장애 여학생 학교를 폐쇄했고, 4~6학년 여학생(9~12세)의 경우 학교에 가는 길에 얼굴을 가리는 것이 의무화되었다.
여성들은 더 이상 대학에 다니거나 학위증을 받을 수 없으며, 칸다하르 지역에서는 조산사나 간호사 훈련조차 받을 수 없다. 여성들은 비행 승무원으로 일하거나 집 밖에서 직업을 가질 수도 없다. 수도 카불에서 여성들이 운영하던 제과점도 이제 금지되었다. 여성들은 대부분 돈을 벌거나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불가능해졌다. 2024년 4월에는 헬만드 주의 탈레반이 언론사들에게 여성의 목소리를 방송하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여성·평화·안보 지수(Women, Peace and Security Index)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유엔 및 기타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이를 “성차별 아파르트헤이트”라고 부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탈레반에 저항하기 위해 감시, 괴롭힘, 폭행, 자의적 구금, 고문, 망명을 감수하며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많은 외교관들은 탈레반에 대한 “관여”의 중요성을 논의하지만, 이는 여성 권리에 대한 공격을 막지 못하고 있다. 외교관들이 탈레반과 “관여”할 때, 주로 반테러, 마약 단속, 사업 거래 또는 인질 귀환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비판자들은 이러한 문제가 외교관들의 우선순위 목록에 거의 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라크의 동의 연령
한편, 이라크에서는 2024년 8월 4일, 1959년 제정된 이라크 개인 신분법에 대한 개정안이 제안되었다. 이 개정안은 결혼의 동의 연령을 18세(또는 판사와 부모의 허락이 있을 경우 15세)에서 9세로 낮출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국회의원 라드 알말리키가 제안했으며, 정부 내 보수적인 시아파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법은 결혼과 같은 가족법 문제를 종교 당국이 판단하도록 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아동 결혼을 합법화할 뿐만 아니라 이혼, 자녀 양육권, 상속과 관련된 여성의 권리를 박탈할 수도 있다.
이라크는 이미 아동 결혼 비율이 높은 나라로, 15세까지 결혼하는 소녀가 7%이며, 법적 결혼 연령인 18세 이전에 결혼하는 비율은 28%에 이른다.
법원에 법적으로 기록되지 않은 비공식 결혼은 종교적 또는 부족적 권위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는 소녀들이 민사적 권리를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여성과 소녀들이 착취, 학대, 방치에 취약하게 만들어 정의를 추구할 수 있는 선택지를 거의 남기지 않는다.
이미 많은 여성 단체들이 이 법에 반대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의회에서 두 번째 심의를 통과했다. 만약 도입된다면, 이는 분파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국가를 통합된 법률 체계에서 더 멀어지게 할 수 있는 추가적인 수정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또한, 이는 아동의 권리와 성평등을 보호하는 데 있어 특히 우려스러운 퇴보가 될 것이다.
미국의 임신중지권
한편,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여성들의 임신중지 접근권이 상당히 약화되었다. 2021년 말, 국제 싱크탱크에 의해 미국은 공식적으로 후퇴하는 민주주의로 분류되었다.
6개월 후, 약 50년 동안 임신중지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보호해 온 미국 연방 대법원의 역사적 판결인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이 폐기되었다. 이는 일련의 제한적인 법률을 촉발시켜, 미국 주의 4분의 1 이상이 임신중지를 전면 금지하거나 심각한 제한을 가하는 법을 제정하게 만들었다.
2022년 5월, 공화당 소속 국회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은 여성이 임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금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든 여성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68초마다 한 건의 성폭행이 발생한다. 미국 여성 5명 중 1명은 성폭행 또는 성폭행 시도를 경험한 적이 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아동보호서비스(CPS)는 매년 약 63,000명의 아동이 성적 학대의 피해자라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
이러한 변화들은 우려스러운 패턴을 반영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에서 나타난 증거는 그의 두 번째 임기 동안 여성 권리가 추가적으로 침식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의 이전 임기 동안, 건강 관리 접근권을 약화시키려는 주요 시도가 있었으며, 그의 외교 정책은 여성의 생식 건강 관리에 대한 접근을 전 세계적으로 제한하는 "국제 금지 규정(Global Gag Rule)"을 재도입했다.
여성 권리의 취약성
세계가 탈레반의 학대, 이라크의 제한적인 법률, 그리고 미국의 임신중지 접근 제한을 용인할 수 있다면, 이는 전 세계적으로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가 얼마나 취약하며 그것을 빼앗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를 드러낸다.
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 여성기구(UN Women)는 법적 보호에서의 글로벌 성별 격차를 해소하는 데 286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성별 임금 격차, 법적 평등, 사회적 불평등 수준을 기준으로 볼 때, 아직 성평등을 달성한 국가는 없다. 여성과 소녀들은 세계 모든 지역에서 여전히 차별에 직면하고 있으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계속해서 저항하고 있다.
[출처] How women’s basic rights and freedoms are being eroded all over the world
[번역] 류민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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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드 엘히나위(Hind Elhinnawy)는 노팅엄 트렌트 대학의 사회과학부 선임 강사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