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2시 35분경,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에서 일하던 또 한 명의 하청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고인은 한전KPS의 하도급 업체인 한국파워O&M 소속으로 지난 2016년부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해온 51세 김모 씨로, 이날 태안화력 9·10호기 종합정비건물 1층 현장에서 홀로 선반기계를 점검하다 기계 사이에 몸이 끼어 사망한것으로 알려졌다.
태안발전본부는 지난 2018년 12월 10일,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작업 중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목숨을 잃은 곳이다.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되어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故 김용균 노동자를 보냈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며 "일하다 죽지 않는 차별 없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25만 조합원의 마음을 모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노동당은 이날 추모성명에서 "김용균 노동자의 중대재해사망사건은 5년간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결국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법인과 태안사업본부장 모두 무죄 판결을 받고, 하청대표이사도 산안법도 아닌 업무상 과실치사만 인정됐다"면서 "당시 재판부의 결정은 한국서부발전의 책임은 있지만 처벌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고, 오늘 또 하청노동자가 같은 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김용균 노동자를 죽인 기업살인의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했다면, 그래서 조금 더 안전한 발전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 오늘의 죽음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면서 "이 죽음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고 이번에는 반드시 책임자를 처벌하는 투쟁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 밝혔다.
녹색당도 성명을 통해 "대체 더 얼마나 죽어야 일터가 안전해지는가. 이래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불필요한가"라며 "이 억울한 죽음 앞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 이윤 앞에 생명을 저버리는 죽음의 화력발전소를 멈춰세우고 노동자의 삶을 지키는 정의로운 전환을 반드시 이루겠다.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삶을 빼앗긴 노동자의 죽음 앞에 추모조차 말문이 막힌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간절히 빈다"고 전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님이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바로 그 발전소"라며 "사망하신 분께서 하청 노동자라는 건조한 한 줄이 또다시 마음을 뒤집어 놓는다. 도대체 언제까지 죽어야 이런 일이 없어질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간절한 마음으로 빈다"는 추모 메시지를 SNS에 남겼다.
고인은 이날 오후 6시경 태안의료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서부발전은 고인이 소속된 하청업체인 한전KPS와 함께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이후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