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통합돌봄 3개월…“인력 없이 업무만 늘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 시행 3개월 만에 현장 노동자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인력 충원 없이 업무만 늘었다고 응답한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은 통합돌봄을 비롯한 돌봄정책이 현장 대책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오는 15일 '돌봄 하루멈춤의 날' 총파업을 벌여 정부에 예산과 처우 개선을 촉구하기로 했다.

출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지난달 8일부터 19일까지 건강보험공단과 보건소, 지방자치단체 통합돌봄 담당 노동자 2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0%는 "인력 충원 없이 업무가 늘었다"고 답했다. 현재 인력만으로 통합돌봄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84.6%에 달했으며, 인력이 충원됐다는 응답은 11.2%에 그쳤다.

업무 부담은 통합돌봄 전 과정에서 나타났다. 방문상담과 가정방문이 늘었다는 응답이 63.8%로 가장 많았고 회의 참석 54.8%, 민원 응대 49.5%, 대상자 발굴과 전산 입력이 각각 47.9%였다. 대상자 발굴부터 서비스 연계, 전산 입력, 실적관리까지 기존 인력이 모두 떠안고 있다는 것이 조사 결과다.

노동조건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57.4%는 "업무 책임은 늘었지만 권한은 불명확하다"고 답했고, 64.4%는 민원과 감정노동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심리적 부담이 커졌다는 응답도 77.1%에 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통합돌봄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인력과 예산, 기관 간 협업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채 현장에 업무만 떠넘기는 방식으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력 충원(70.7%)과 전담인력 배치(45.7%), 기관 간 역할 명확화, 예산 확대를 꼽았다. 특히 방문서비스 인력과 의료·간호 연계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현장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현장 현실이 돌봄노동자 총파업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 2월부터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을 상대로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노정협의를 진행했지만 6개월 가까이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는 15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춰 전국 돌봄노동자 2천500명이 참여하는 '돌봄 하루멈춤의 날'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기본급을 최저임금의 130% 수준으로 보장하고 식대와 명절상여금, 교통비 지급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노동자 하루멈춤의 날을 선포했다. 출처: 민주노총

전호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돌봄노동자의 7·15 총파업은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처절한 몸부림이고, 돌봄노동을 천시하는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라며 "돌봄노동자가 행복해야 서비스를 받는 국민도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돌봄 제도의 구조적 한계도 지적됐다. 이주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지난 3월 시행된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재정과 인력, 전달체계 등이 총체적으로 미비한 상태에서 출발했다"며 "돌봄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특정 직종의 임금 문제가 아니라 어떤 돌봄체계를 만들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값싼 돌봄에 의존해서는 지속가능한 발전도, 기본사회도 기대할 수 없다"며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충분한 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돌봄 정책이 현장 인력과 예산, 전달체계에 대한 준비 없이 시행되면서 업무 부담이 현장 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통합돌봄의 안정적인 정착도, 지속가능한 돌봄체계 구축도 어렵다며 7·15 총파업을 통해 정부의 예산 편성과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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