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과 억만장자, 누가 민주주의에 더 큰 위협인가?

출처: Unsplash, Christine Roy의 사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MSNBC의 프로그램 'Morning Joe'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는 당의 엘리트들에게 무척 좌절하고 있다... 백만장자들이 무슨을 생각을 하든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전 노동부 장관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는 "현대 대통령이 당의 엘리트가 자금을 지원하는 백만장자(및 억만장자)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고 썼다. 

바이든의 발언은 2024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자신을 축출하려는 움직임과 관련된 것이지만, 우리 민주주의에서 누가 실제로 권력을 행사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인정을 한 것이다. 

우리는 선거를 한 사람, 한 표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인단과 같은 비민주적인 구조는 우리의 표를 희석시킬 뿐만 아니라, 엘리트들이 과시하는 돈은 우리를 대표할 사람을 결정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억만장자들의 위협보다, 이주민들의 위협에 대해 더 자주 듣는다. 

억만장자들은 영향력과 정치 권력을 매수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해 왔다. 예를 들어,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올해에만 바이든 재선을 위해 2,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4년 전 블룸버그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단 4개월 만에 무려 10억 달러를 지출했다. 현재 시스템 내에 민주적 책임성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그는 다른 후보들이 종종 그랬던 것처럼 장엄하게 실패했다. 유권자들은 초부유층을 선출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돈이 선거를 돕는 사실상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억만장자들은 여전히 민주당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지출 기록이 존재하는 마지막 선거에서는 돈 많은 엘리트들이 압도적으로 공화당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465명의 부자들은 2022년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총 8억 8,1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공화당에 기부했다. 

이제 미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인 일론 머스크가 2024년 대선에 뛰어들었다. 그의 대리인인 도널드 트럼프는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아 머스크의 지지를 받았는데, 마치 그것이 미국을 운영할 자격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을 위해 노력하는 새로운 슈퍼팩(Super PAC)에 매달 4,5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금액은 현재 약 2,50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는 용돈에 불과하다. 머스크가 올해 매일 4,500만 달러를 지출해도 그의 자산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뉴욕 타임즈의 분석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주, 트랜스젠더 권리, 테슬라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우에 대한 자유주의자들의 분노"로 인해 민주당 지지자에서 공화당 지지자로 돌아섰다. 올해 초 선거를 매수하려는 억만장자 비밀 결사대의 망령을 구체화한 회의에서, 머스크는 동료 부유층 엘리트들과 공화당이 미국 상원을 장악하는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에서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하면 수백만 명의 미등록 이주민이 합법화되고 민주주의가 끝날 것"이라 우려했다고 뉴욕 타임즈는 전했다.  

그는 유일한 사례가 아니다. 공화당 전체는 머스크 같은 억만장자들이 돈을 쏟아부어 민주주의를 잠식하는 것보다, 미등록 이주민들이 미국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이 국가가 직면한 최대의 위협이라고 결정했다.

미등록 이주민은 달러 지폐가 아니라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머스크의 돈보다 훨씬 적다. 현재 미국에는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대규모 사면이 없다. 여기는 결국 로널드 레이건의 미국(1986년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대규모 사면 정책을 시행한)이 아니다. 설령 사면이 있다고 해도, 합법적인 지위에서 시민권이 허용하는 투표권에 이르기까지는 길고 복잡한 과정이 있다.

나도 경험자로서 잘 안다. 나는 학생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후 합법적인 거주권을 얻고 시민권을 취득했다. 나의 여정은 멜라니아 트럼프의 것보다 훨씬 간단했지만, 처음 미국 땅을 밟은 후 합법적으로 투표할 수 있기까지 18년이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4년마다 이주민들은 단지 존재한다는 이유로 정치적인 희생양이 되어 민주주의의 채찍질을 당한다. 보통은 양당 모두가 이런 행동을 한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우파 유권자들이 "지금 당장 대규모 추방"이라는 표어를 흔들었고, 민주당은 덜 노골적인 방식으로 망명 제한을 통해 반이주 세력을 달래며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려 했다.

브레넌 센터(Brennan Center for Justice)를 위해 글을 쓰는 션 모랄레스-도일(Sean Morales-Doyle)은 미국에서 미등록 이주민이 되었다고 상상해 보라고 말한다: "투표 한 표를 위해 당신의 자유, 미국에서의 삶,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능력 등 모든 것을 위험에 빠뜨리겠는가?" 불법 투표에 대한 징역형을 포함한 가혹한 처벌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극우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조차 2002년부터 2023년까지 투표한 20억 표 중 미등록 이주민의 표로 추정되는 사례는 85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전체 투표의 0.00000425 퍼센트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를 선거에 미치는 돈의 영향과 비교해 보자. 정치계의 돈을 추적하는 초당파적 그룹 '오픈 시크릿(Open Secrets)'에서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지출하는 후보가 승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22년, 가장 많은 돈을 쓴 하원 후보 중 약 94%가 선거에서 승리했고, 가장 많은 돈을 쓴 상원 후보의 82%가 의석을 얻었다. 이들의 기부금 대부분은 부유한 미국인들로부터 고액을 모금하는 슈퍼 팩에서 나온다. 

블룸버그와 같은 억만장자들은 자신을 당선시키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른 사람을 당선시키거나 당선되지 못하게 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이미 올해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AIPAC의 돈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예비선거에서 뉴욕의 진보적 하원의원인 자말 보우먼(Jamaal Bowman)을 물리쳤고, 다음에는 미주리주의 코리 부시(Cori Bush) 의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는 미등록 이주민들의 상상된 영향력에 대해 걱정해야 할까, 아니면 선거에 미치는 억만장자들의 실제 영향력에 대해 걱정해야 할까? 2020년의 한 여론 조사에서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억만장자가 나라에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약 3분의 1만이 억만장자가 나라에 나쁘다고 생각했으며, 이는 선거에서의 영향력을 위해 이주민들로 미국 유권자를 대체하려는 노력이 있다는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과 대략 비슷하다.

USA 투데이의 작가 마를라 바우티스타(Marla Bautista)는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에게 백악관을 사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머스크의 역할을 간결하게 포착했는데, 이는 선거 시즌이 뜨거워질수록 우리가 집중해야 할 유효한 질문이다.  

미국 민주주의를 광활한 바다를 건너려는 오래되고 큰 범선으로 생각해보자. 모든 유권자가 배를 조종해 해안에 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돛에 난 구멍 하나하나, 배 주위를 맴도는 상어들은 배가 성공적으로 항해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미등록 이주민이 투표를 시도하는 것은 선체에 묻은 작은 먼지에 불과하다. 백만 달러의 기부금 하나하나는 배를 흔드는 파도와 같다. 머스크와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면 그들의 돈은 민주주의를 압도하고 전복시키려는 실제 쓰나미가 되어, 배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파괴한다.

물론, 우리는 대부분의 항해에서 성공적인 항해를 해왔을 수도 있다 (2000년과 2016년이 가장 나쁜 예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억만장자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민주주의가 해안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우리는 선체에 묻은 먼지에 정신이 팔릴 것인가, 아니면 우리 앞에 솟아오르는 거대한 파도에 주의를 기울일 것인가?

[출처] Who’s a Bigger Threat to Democracy—Immigrants, or Billionaires?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소날리 콜하트카르((Sonali Kolhatkar)는 Free Speech TV(Dish Network, DirecTV, Roku)와 Pacifica 방송국 KPFK, KPFA 및 계열사에서 방영되는 텔레비전 및 라디오 프로그램인 "Rising Up With Sonali"의 설립자이자 진행자 겸 총괄 프로듀서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