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기회균등할당제 도입 확대를 대대적으로 환영하며, 이후 국공립대는 물론 사립대학들도
지역균형선발제 및 계층 할당제를 적극 도입하고,
더 나아가 무상교육이나 입시경쟁완화 정책이 보완되기를 기대한다.
6월 26일 교육부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대학 총·학장 152명이 참가한 가 ‘대학총장 토론회’에서 2009년부터 기초생활 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의 자녀, 다문화가정 자녀 등 소외층을 정원 외로 특별전형하는 ‘기회균등 할당 전형’을 최대 11%까지 늘려 6만 4천여명을 선발하여 이들에게 장학금과 교육프로그램을 뒷받침해준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아울러, 2008년 고등부분 예산을 올해보다 1조원 늘리고, 2009년 이후에도 연간 2조원 수준으로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정책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면서, 향후 국․공립대는 물론, 사립대학들도 지역균형 선발제 및 계층할당제 등을 적극 도입할 것을 기대한다. 더 나아가 교육 불평등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무상 교육이나 입시 경쟁 완화 등의 정책 보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우리 사회에 교육 불평등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고, 이것이 입시를 통해 부가 대물림되고 있다. 서울대를 비롯한 소위 명문대의 입시가 사교육비에 비례하여 결정되고, 또 합격자 비율이 지역적으로는 서울 강남권, 계층적으로는 전문직 종사자 등 중산층 이상 계층이 점점 높아져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특목고생에게 유리한 입시 제도로 인해, 초 중등학교는 물론 유치원 교육에까지 특목고 열풍이 불고 있지만, 특목고 학부모들의 직업 분포와 소득 수준을 보면 저소득층이나 소외 계층 자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소득층이나 소외 계층을 배려한 입시 정책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울대의 경우 지역 균형 선발제를 50%이상 확대해야 하고, 다른 사립대도 지역균형 선발이나 계층 균형 선발 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이번 교육부의 소외 계층을 위한 기회균등할당제는 교육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적극 환영한다.
우리는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기회균등할당제는 학생 선발권을 지닌 대학들이 먼저 나서서 도입해야 할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소위 명문을 자처하는 대학들이 그 동안 소외 계층을 배려한 선발제 도입을 외면하고, 소수 상류 계층 자녀들을 겨냥한 전형 방법, 예컨대 사교육에 의해 만들어진 특기자 및 특목고 생들에게 유리한 수능이나 논술 중심의 전형이나, 외국 유학 경험자나 영어 능통자들만을 위한 특별 전형[글로벌 전형이나 국제화 전형]을 확대한 것에 대해서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교육불평등 해소 및 사회적 통합은 교육 시민 단체가 주장하는 구호나 교육부의 정책 방향만이 아니라,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지닌 대학들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역 균형 할당이나 소외 계층 자녀들에 대한 선발 비율 확대가 곧바로 교육 불평등 해소와 사회 통합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비록 ‘개천에서 용 나듯이’ ‘계층균형 선발제도’가 소수학생들에게는 소위 명문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줄지 모르지만, 소외 지역이나 계층의 학력 차이의 원인이 되는 교육 여건이나 교육 환경, 소외 지역의 문화적 격차를 개선하지 않는 한, 교육 불평등 문제는 여전히 남고 의도하지 않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유사한 오류를, 전문계고 출신자 특별전형[실업고생 5% 특별 전형]이 실업계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했다기보다는 실업계 교육마저 대학 입시에 종속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교육부의 정책을 환영하지만, 이후 이 정책이 실질적인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무상 교육이나 입시 경쟁 완화 정책이나 입시 철폐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007년 6월 28일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