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홈리스뉴스에서는 최근 뉴욕타임스(2016년 11월 4일자)에 실린 기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421-a 프로그램
▲ 뉴욕 맨하튼에 위치한 엑스텔 타워(Extell Development Tower). 현재 뉴욕시는 이 건물의 개발업자에게 홈리스가 거주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우선적으로 마련하도록 정책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에 해당 건물의 개발업자인 게리 바넷(Gary Barnet)은 “아주 약간의 공적인 이익을 위해 하루아침에 게임의 룰(규칙)을 뒤집는 것은 불공정한 처사”라고 밝힌 바 있다. |
이 421-a 프로그램은 애초 저렴주택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시행된 것이지만, 그간 이 프로그램의 세금 감면 혜택은 소득 최상위층과 개발업체에만 집중되었습니다. 이에, 421-a 프로그램을 통해 건설된 고급 빌딩은 주변 지역의 임대료를 상승시켜 결과적으로 세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수많은 주거단체들은 이 프로그램이 고급 아파트의 개발을 촉진하는 제도일 뿐 저렴주택 확충에는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반면,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421-a 프로그램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신규 개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불공정한 게임의 규칙? 홈리스 입주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파렴치한들
오늘날 미국 뉴욕시에서는 홈리스 쉼터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뉴욕시장 빌 드 블라시오는 421-a 프로그램에 의거하여 지어진 건물에 홈리스상태에 직면한 사람들이 더 많이 거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뉴욕시는 지난 몇 주 동안 조용히 이 새로운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홈리스 생활을 했던 사람들을 세입자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이 정책에 대해 일부 개발업자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들은 마약과 알코올 문제가 있거나 혹은 정신건강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건물로 입주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홈리스들의 존재가 건물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걱정하기까지 했습니다.
뉴욕의 수많은 개발업자 가운데 한 명인 게리 바넷은 홈리스 생활을 했던 사람들을 더 많이 입주시키려는 이 새로운 정책이 “421-a 프로그램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는 것”이며, “아주 약간의 공적 이익을 위해 하루아침에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뉴욕시의 의원들과 여러 활동가들은 과거 게리 바넷의 행적을 지적하며 이러한 주장이 매우 잘못된 것이라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는 일전에 421-a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세금 감면 혜택은 물론 건축물 규제에서 벗어난 호화 빌딩을 건설하여 수천억 원에 이르는 이득을 취한 바 있습니다. 물론 프로그램이 규정하는 바대로, 그 호화 빌딩 내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거주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문제는 바넷이 가난한 거주자들이 다른 거주자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별도의 출입구를 이용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421-a 프로그램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는 장본인은 이 제도를 자신들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악용하고 있는 개발업자와 건물주인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오직 자신의 돈을 불리는 일에만 관심을 두는 저 파렴치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줄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진정으로 불공평한 것은 ‘약간의 공적 이익을 위해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수준의 사적 이익만을 보장하는 게임의 규칙을 알면서도 바꾸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또한 우리는, 오직 자신의 돈이 줄어드는 것만을 걱정하는 저 불쌍한 사람들의 볼멘소리를 뒤로한 채, 어느 뉴욕시 공무원이 했던 다음과 같은 발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홈리스상태의 해결은 도덕적인 책무입니다. (...) 우리에게는 재기불능 상태에 직면한 사람들, 특히 자신이 머무르던 곳에서 쫓겨나거나 홈리스상태에 처하게 됨으로써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마저 담보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다시금 재기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반드시 강구해야만 하는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