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카 안에 음식물 쳐먹고 버리는 놈은 불베락에 맞아 죽어라.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지켜 보고있다>”
서울시 어느 곳의 거리홈리스가 자신의 박스집 위에 써 놓은 경고 문구다. 경고문을 만든 이유를 물어봤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자신의 쇼핑카트 안에 각종 쓰레기와 먹다 남은 음식물이 들어있고, 심지어는 담배꽁초도 발견된다고 했다. 그는 그런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경고 문구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쇼핑카트는 매일 집을 짓고 허무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홈리스에게 ‘이삿짐 차’와 같다. 아침이 되면 밤 동안 거리로부터 보호해주던 박스집 재료와 이불, 가방, 개인 필수품 등등을 쇼핑카트에 담는다. 그렇게 아침부터 이사를 한다. 거리의 삶을 이어가기 위한 모든 것을 쇼핑카트에 담아야 되니 부피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바퀴달린 쇼핑카트는 필수품인 것이다. 이런 쇼핑카트가 남들의 시선엔 노숙인 잠자는 곳 옆에 놓여있는 쓰레기통으로 보였겠지만 아침마다 쇼핑카트에 담긴 쓰레기를 보는 홈리스 기분은 어떤 놈이 내차 유리창에 가래침 뱉고 갔을 때의 기분일 것이다. 그러지 말자. “지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