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비정규직 보호 역행하는 대법원 판결 규탄대회' 열려
15일 법원과 변호사 사무실이 집중되어 있는 서울 서초동 법원3거리에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자임을 부인당한 사람들이 모였다. '레미콘 기사는 노동자가 아니다'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보험모집인, 학습지 교사, 레미콘 기사, 경기보조원 등 전체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 보호 역행하는 대법원 판결 규탄대회'가 특수고용직 노동자 1백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것이다. 이때까지 특수고용노동자 관련 모든 법적 소송에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이 부인 당하였으나, '새 정권이 들어서기 전 특수고용노동자의 투쟁에 찬물을 끼얹기 위해 이례적인 졸속판결이 내려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법원의 이례적인 졸속 판결'이 내려진 1월 10일을 전후로 하여 건설운송노조 유진광주분회 조합원 10여명이 지난 2001년 노조파업과 관련해 총 1천7백여만원의 벌금고지서를 통보받고 경찰 재조사를 받아 '새 정권전 특수고용노동자 투쟁 위축시키기'라는 분석의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건설운송노조 장영창 조직부장은 "유진분회 조합원들은 이미 2001년 파업 이후 1천여만원의 벌금을 내고, 2명이 구속되어 관련 수사는 모두 마무리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결국 대법원 판결을 전후해 총체적으로 특수고용노동자의 투쟁을 위축시키려고 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멀리 대구에서 밤새 달려온 건설운송노조 달성분회 박종구씨는 "민주당사를 점거하고 나서 판결소식을 들었는데 힘이 쭉 빠졌어요"라고 심정을 밝혔다. 달성레미콘 사측은 지난 12월 18일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받은 소송과 같은 '근로자지위 부존재 확인소송'을 내고 '소송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으면 교섭하겠다'며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달성분회는 사측에 '노조 인정, 단체교섭' 등을 요구하며 44일째 파업투쟁을 하고 있고, 본사 앞 천막농성을 22일째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3일에는 불법하도급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대경건설에 맞서 임금체불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건설일용노동자들과 함께 민주당 대구시지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파업돌입 이후 사측이 조합원 14명 전원을 계약해지해 해고자가 된 박종구씨는 "회사가 정한 출퇴근 시간을 지켜야 하고, 개인사정으로 못나오면 징계까지 받는데 개인 사업주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그래도 노조가 없었다면 이렇게라도 우리의 요구를 이야기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노동조합 탄압중지, 가압류 및 부당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2002년 임단협 투쟁을 해를 넘겨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는 재능교사노조 유득규 부위원장은 "현재도 재능 사측은 '근로기준법, 노동자 등의 단어를 임단협에 넣을 수 없다'며 그런 조항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특수고용자의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판결들은 이런 상황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96년 퇴직금을 요구한 재능교사의 소송에서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판결이 나오면서 이후 재능교사노조의 임단협 체결 과정에서 많은 악영향을 미쳤으며 이번 대법원 판결문에서도 96년 판결이 인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득규 부위원장은 또한 "이때까지 모든 판결에서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며 "결국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권을 우리의 단결된 투쟁으로 쟁취할 수밖에 없다"고 결의를 밝혔다. 2001년 파업투쟁으로 17개월째 조합비와 간부 임금을 가압류 당하고 있는 재능교사노조는 매주 목요일 10시 본사 앞에서 지부별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대회 참석자들은 "자본가가 씌워놓은 '소사장'이라는 위장의 굴레를 벗어나 우리의 생존권을 담보할 수 있는 노동3권 전면보장이 실현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하며 오는 19일 '반노동자적 법원 판결 규탄 및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자성 쟁취결의대회'에서 더 많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자 대책회의에서 주최하는 19일 결의대회는 전국의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모여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쟁취를 요구하고, 최근 배달호 열사 분신을 불러온 가압류, 손해배상 등 노조탄압을 위한 가압류를 결정하고,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판결을 내는 법원을 규탄할 예정이다. 특수고용직 노조인 재능교사노조와 레미콘 노조 등은 이미 2001년 파업 등으로 막대한 액수의 가압류가 집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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