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방식을 둘러싼 갈등으로 촉발된 한나라당 내분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양상이다. 10일 한나라당은 최고위원회를 열어 격론 끝에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을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 회부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친박-친이 성향별로 나뉘어 중재안 상정을 두고 날선 설전을 벌였다.
김학원, “합의 없이는 전국위 상정 안한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전국위원회의 소집 권한을 가진 김학원 전국위원회 의장은 “게임룰로 줄다리기 하고 당 지도부가 해결 못해 상임전국위, 전국위에서 표대결이 진행되면 후보와 당 분열이 불 보듯 뻔하다”며 “전국위 의장으로서 계속 추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유기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김학원 의장은 이날 “전국위의 소집은 의장의 전권”이라고 강조하며 “의장으로서 회의소집은 하겠으나 (양 주자간)합의 없는 안에 대해서는 상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장에 이어 김형오 원내대표도 중재안의 여론조사 인원 산출 방식과 관련해 “국민여론반영비율을 67%로 인정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며 “법률적인 문제가 있고, 인위적․작위적이며 애매한 잣대이므로 국민 당원에게 설득할 수 없다”고 전국위 상정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김형오 원내대표는 “강재섭 대표의 안을 조정한 후 전국위에 회부하여야 한다”고 수정안을 내기도 했다.
이재오, “말 아껴라. 이쯤하고 전국위원회로 보내자”
김학원 의장은 이-박 두 주자간 합의 문제를 들어 상정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친박근혜 성향 인사로 알려진 김 의장의 ‘상정거부’ 발언은 논란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했다.
대표적 친이명박 인사인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전국위 의장이 먼저 안건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김학원 의장을 질타하고 나섰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어 김형오 원내대표를 겨냥해 “시뮬레이션 결과 312표 밖에 차이 안 난다는 말도 들었다. 일반국민의 참여가 67% 넘으면 아무 의미 없다”고 반박하며 “큰일이라고 보기 때문에 말을 아껴야 한다. 이쯤하고 전국위원회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두 중앙위의장도 김형오 원내대표의 ‘위헌’ 지적에 대해 “강재섭 대표의 안이 위헌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제기하고 설득하여야 한다”고 이재오 최고위원을 거들었다.
강재섭 대표의 경선 중재안을 둘러싼 본격적 표대결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나라당 지도부조차 양쪽으로 갈리는 모습이다. 전초전을 치르고 있는 친박-친이 양 세력이 향후 상임전국위, 전국위를 거치게 될 경우 양측간 전면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1천여 명으로 구성되는 한나라당 전국위원회는 전당대회를 대행하는 사실상 최고 의결 기구다.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이 확정되려면 상임전국위를 통해 발의된 뒤 전국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전국위를 통과할 경우 절차적으로 전당대회 추인이 남지만, 중재안이 전국위를 통과하면 사실상 당헌.당규로서의 효력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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