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대우 부평공장 사내하청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근 회사측이 '생산성 15% 향상'을 목표로 각 사내하청 업체에 인원 감축을 지시한 것에 반발해 '정리해고 중단', '외주화 반대', '부당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며 부평공장 앞에서 선전전 등을 진행해 왔다.
부평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로 구성된 '비정규직철폐현장투쟁위원회'는 원청인 지엠대우 회사측 '노무팀'이 정리해고에 반발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선전전을 방해하고 집단 폭행하는 등 폭력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 정리해고와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선전전 등을 벌이는 지엠대우 부평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회사측 노무팀이 나와 방해하는 일이 일상적이다.(사진 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출근투쟁 장면을 취재하던 영상활동가 최영준 씨도 노무팀에게 폭행당해 정수리가 깨지는 부상을 입었다.(사진 아래) [출처: 지엠대우 부평공장 비정규직철폐현장투쟁위원회 제공] |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지엠대우의 이같은 대우는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부터 하청업체 'DYT' 소속 노동자들이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고, '스피드파워월드' 소속 하청노동자가 폭행당해 이를 규탄하는 선전전을 벌이는 등의 활동에서 노무팀이 나와 참가자들을 폭행한 사례가 여럿 있었다.
올해 5월 지엠대우 원청의 방침으로 사내하청업체에 대규모 정리해고 통보가 내려가고 '진합오에스에스' 소속 노동자들이 이에 항의하며 집회 등 집단행동에 돌입하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는 등 중징계를 가하고 노무팀을 동원해 집단 폭력행사를 하는 등의 방법이 되풀이됐다.
진합오에스에스에서 근무하다 해고된 이용우 씨는 지난 18일 부평공장에서 출근투쟁을 벌이다 노무팀에 의해 폭행당해 고막이 찢어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역시 출근투쟁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다 폭행당해 '흉부 및 경부좌상'으로 3주 진단을 받은 지 일주일만에 또 일어난 폭력 사건이었다.
지난 19일에는 출근투쟁 참가자뿐만 아니라 이 광경을 취재하던 영상활동가 최영준 씨가 노무팀에게 집단 폭행당해 고막이 파손되고 정수리에서 피를 흘리는 등 부상을 입기도 했다.
"공장 안이건 밖이건 사람들이 보건말건... 상습적 반복적 폭행"
거의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폭력사태에 대해 비정규직철폐현장투쟁위원회와 노동사회단체들이 26일 오전 11시 지엠대우 부평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기자회견에는 폭행당한 당사자인 사내하청노동자 이용우 씨를 비롯해, 역시 폭행 피해자인 영상활동가 최영준 씨, 지엠대우 정규직 노동자들, 인천지역 사회단체 활동가들, 인권단체연석회의, 미디어활동가들이 참석했다.
▲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노동사회단체들이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엠대우의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나섰다./안창영 기자 |
비정규직 노동자인 이용우 씨는 "지난 5월 12일 지엠대우의 지시로 진합오에스에스가 정리해고를 통보했다"며 "4년 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다가 내몰리는 상황이 된 데 대해 정당한 항의를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곧바로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받고 한 달째 공장 출입이 금지된 상태인 이용우 씨는 "원청이 (비정규직 문제에) 직접 개입해 출입까지 봉쇄하는 것이 뭘 의미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고용보장이 될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으며, 사측은 폭력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규직 노동자인 박성배 씨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 2001년 1750명 정리해고 사태 때, 수많은 노동자들이 우리의 투쟁에 연대해 주었다"며 "그런 연대정신이 이제는 비정규직과 함께 투쟁해야 한다는 것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다"고 말해 정규직의 연대투쟁 가능성에 희망을 비쳤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사상생을 주장하는 지엠대우 부평공장에서는 '과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살떨리는 집단 폭행이 공장 안팎에서 백주대낮에 거의 매일 벌어지고 있다"며 "지엠대우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규모 정리해고와 가공할 폭력만행을 법적 대응은 물론 사회적 여론화와 조직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막아낼 것"이라 선언했다.
아울러 "지엠대우는 후진적인 노무관리 방식을 고집하며 노동자들을 두들겨패는데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열악한 조건에서 일상화된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묵묵히 일해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장과 처우개선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