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750명의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며 '노사상생'의 이미지를 거듭 강조해온 지엠대우자동차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는 탄압으로 일관해 이에 대한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엠대우자동차 인천 부평공장에서 지엠대우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이 지난 9월 2일. 노조가 설립되자마자 바로 그 이튿날부터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노동조합 설립에 따른 공장 앞 선전활동을 하던 도중 지엠대우자동차 노무팀과 하청업체 관리자들이 나서서 조합원들을 폭행한 것.
금속노조 지엠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9월 3일과 4일 양일간 원청 노무팀과 각 하청업체 사장들까지 총동원돼 노동조합 선전전을 방해했다고 한다. 당시의 폭력사태로 정규직 노동자가 눈과 고막을 다쳐 수술을 받았고, 허리를 다치거나 찰과상, 얼굴과 머리 구타 등으로 부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많은 업체 잇단 폐업... '보복성 해고' 의혹
이로부터 일주일 후인 9월 10일에는 비정규직 노조 사무장인 이영수 씨가 소속 업체인 대우제일(주)로부터 즉시 해고된 한편, 노동조합 핵심 간부 6명이 잇따라 해고됐다. 또 최근에는 비정규직 노조에 가입된 노동자가 많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폐업과 외주화가 진행되고 있어 노조로부터 '노조 설립으로 인한 보복성 해고'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이 상당수 있는 업체인 '스피드파워월드(주)'의 경우 추석 연휴 전날인 9월 21일부터 '9월 30일 폐업'을 내세워 소속 노동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스피드파워월드는 "퇴직금 받으려면 사직서를 써야 한다", "사직서를 쓰면 고용승계해주겠다"는 말로 회유하는 한편, "노조 가입원서를 돌려받아서 가지고 오면 고용승계해주겠다"며 노골적으로 노조 탈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피드파워월드와 같은 1차 사내하청 업체인 '욱산기업(주)'은 일부 작업공정을 외주화하는 과정에서 노조활동에 적극적인 노동자를 선별해 해고 통보했다는 의혹을 빚고 있다. 이외에도 '진합오에스에스', '바투', '정성FM'등의 업체가 공정 이관과 외주화 절차를 이미 마쳤거나 진행중이다.
지엠대우자동차에는 현재 1천5백여 명의 1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있으며 매년 10월 업체 재계약이 이뤄지지만, 2003년 이후 대규모 계약해지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해고는 없었다. 이를 감안하면 비정규직 노조의 '보복성 해고'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자동차 울산·아산·전주공장,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지엠대우자동차 창원공장 등 동종업계에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이미 설립돼 활동하고 있는 점을 보아도 부평 지엠대우자동차의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예민한 반응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다.
금속노조 지엠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는 "조합원들에 대한 보복성 해고는 지엠대우의 구시대적 노무관리의 결정판"이라며 "계약해지된 업체 노동자들이 전원 고용승계돼야 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