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버 청주점, 카드깡 불법 도매 의혹

불법 주류 판매에 이어 생필품도 이상한 매출

이랜드 계열사 홈에버에서 전국적으로 불법적인 주류 판매가 드러난 가운데, 홈에버 청주점(이하 청주점)은 주류 뿐만 아니라, 쌀, 라면, 커피 심지어 샴푸도 불법적으로 도매 판매하고 있으며, 이 거래과정에 카드깡이나 상품권깡이 개입되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와 관련, 청주점의 한 관계자는 “까르푸 당시 논란이 됐던 카드깡이 부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앉아서 돈버는 홈에버, “홈에버가 모르면 ‘카드깡’은 힘들어”


‘카드깡’이란 이를테면 카드이용자가 카드깡 업자에게 신용카드를 주면 카드깡 업자는 1,500만원 어치 물건을 산 후, 시중가보다 싼 1,300만원에 처분한다. 업자는 물건 처분액에서 300만원을 챙기고, 카드이용자에게 1,000만원을 준다. 이렇게 1,000만원을 빌린 카드이용자는 나중에 500만원과 카드 이자까지 갚아야 한다. 이때 카드깡 업자에게 물건을 판매한 매장은 1,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게 되고, 업자는 카드 한 번 긁어주고 300만원을 챙겨 간다. 바로 이런 카드깡 과정에 홈에버 청주점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상품권 역시 ‘카드깡’과 비슷한 수법을 통한 불법 판매에 이용되고 있었다.

청주점 관계자에 따르면 “마트에서 파는 가정 맥주는 업소용보다 싼 가격으로 각종 업소로 나가기도 하며, 쌀은 다시 쌀 공장으로 되돌아가 고급 쌀로 탈바꿈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깡 업자는 마트마다 고정 업자가 있어서 다른 업자는 들어올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설명하는 중간 중간 청주점 관계자는 신분 보장을 재차 강조했다. “카드깡 업자의 경우 지역 조직폭력배와 연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홈에버 본사는 이에 대해 “일선 지점의 직원들이 매출을 올리려고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점 관계자는 “대량 반출으로 물품을 반출 할 때는 따로 담당하는 직원이 있어서 일반 계산대에서는 그 계산을 하지 않는다. 카드로 계산하고 물건을 언제 갖고 가겠다고 하면 담당자가 영수증을 복사해 놓고 반출일까지 물품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카드깡은 회사 모르게 할 수 없으며, 공범”이라는 것이다.

‘선 반출 확인서’(먼저 카드로 계산하고, 나중에 물건을 찾아갈 경우 남기는 기록)에는 “문제 발생시 담당이 책임지겠습니다”라는 문구와 담당자의 이름과 싸인이 표기되어 있어, 이러한 비상식적인 판매가 홈에버에서 조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과자, 쌀, 샴푸로 카드깡 의혹

<미디어충청>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홈에버 청주점은 ‘그 옛날 가을 들녘 쌀(20kg)'을 1월 26일 한 사람에게 900포대, 즉 3천 4백여만원어치를 팔았다. 이 거래가 불법적인 도매 판매나 카드깡이 아니라면, 한 사람이 평생 먹을 쌀을 일시에 구입한 꼴이다.

  1월 14일 한 사람이 두번에 걸쳐, 1천 2백여만원 어치의 쌀을 구입했다.

  1월 26일 한 사람이 쌀을 900포대, 3천 4백만원어치 구입했다.

쌀 뿐만이 아니다. 1월 29일에는 한 사람이 맛동산을 500박스, 1천 1백 85만원어치 구입하고, 1월 30일에는 한 사람이 ’헤드 앤 숄더‘라는 샴푸를 600개, 6백 90만원어치 구입했다.

  1월 30일 한 사람이 헤드 앤 숄더 샴푸 600개와 페브리즈 190개 구입했다.

  1월 29일 상품권으로 구입한 맛동산 500박스

"애꿎은 비정규직 잡지 말고 홈에버가 책임져야"

현재 홈에버 청주점은 “우리도 이상한 점을 발견해서 서울 본사로 내부 감사를 요청했으며, 내부 감사의 어떠한 결과도 수용할 것이다. 본사에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감사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홈에버 본사는 여전히 “의혹은 인정하지만, 직원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일을 벌인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홈에버 관련한 불법적인 거래가 계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동청주 세무서는 “아직까지 파악한 것은 없다”며 “자료 조사 후 조치하겠다”고만 답변했다.

의혹만 짙어지고 있는 홈에버 불법 매출, 청주점 관계자는 “일선 직원들의 문제가 아니라 명확하게 홈에버가 저지른 불법이므로 애꿎게 계산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길 바란다”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불법에 대해 국세청의 공정한 수사와 책임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