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축소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11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는 '북한 주민 인권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탈북자 1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실태조사 발표를 놓고 각계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동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기관지 편집장은 이번 실태조사를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국정원이나 한나라당 등에 의해 들어온 탈북자들이 말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해 적대적이고 자본주의적 관점을 갖고 있는 몰상식한 개념의 소유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최 편집장은 "이명박 정권 이후 인권위 인사가 보수적인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으로 가고 있다"며 "민주시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진학 뉴라이트전국연합 정책실장은 이번 발표가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고 말했다. 11일 인권위가 발표한 내용은 모두 진실이며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을 확인한 것 뿐이라는 것이다. 최진학 정책실장은 그동안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모로쇠로 일관하던 인권위가 지금이라도 조사 발표한 것은 환영하지만 너무 늦었기 때문에 칭찬보다는 뒷북이라고 본다고 토로했다. 최 정책실장은 인권위 조직 축소와 관련해 "정부 조직 축소는 세계적 추세이고 국민권익위원회와 업무가 중복되기 때문에 인권위는 조직 축소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진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이번 조사가 기존의 다른 북한보고서보다 진일보했지만 일관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 북한 사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접근한 점은 긍정적이나, 북한 사회에 대한 배경설명없이 통계 수치만으로 북한에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가 없다고 평가한 점 등은 "남한 입장에서 북한을 규정하는 기존 자유주의적 시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오면서 생길 수밖에 없는 '기억의 재해석'을 감안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탈북자들을 통한 이번 조사로 북한의 실상과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지만 제도적 파악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석진 활동가는 인권위가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건 '정치적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보수 진영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 인사 개편 등으로 인권위 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권위가 정치적 고려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다면 오히려 보수 진영에게 몰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석진 활동가는 "인권위가 인권의 원칙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기준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를 진행한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최근 변화들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우영 교수는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열악한 건 사실이고 국제적 압력이나 남북관계 속에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남한이 정치적 선전이 아니라 실제 개선 가능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인권의 문제는 절대적 명제이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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