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컨설팅, 공직출신 인사영입 노조파괴 가속

용역폭력 청문회, 청와대에 국정원까지 개입 의혹

‘노조파괴 기획자’로 알려진 주식회사 창조컨설팅이 전직 지노위 위원장과 중노위 조사관 출신의 퇴직 공무원을 직원으로 영입해 노동위원회 판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창조컨설팅, 노동위 출신 공직자 영입해 판결에 영향

24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현장 용역폭력 청문회’에 나선 환노위 소속 한정애 민주통합당 의원은 “창조컨설팅 심종두 대표가 지노위와 중노위 출신 퇴직공무원들을 영입하여 중노위, 지노위 심판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냈다”고 주장했다.


한정애 의원에 따르면 창조컨설팅의 김 모 전무는 2008년부터 1년여 간 지노위 심판과장으로 재직했고 그 전에는 중노위 조사관으로 4년여 간 재직했다. 김 전무가 창조컨설팅에 영입된 후 회사는 중앙노동위에 배정된 사건 중 총 16건을 담당했고 그 중 대부분의 사건에서 사측에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냈다. 특히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건은 모두 중노위의 기각을 이끌어냈다. 지노위가 구제해야 한다고 결정한 모든 노동자들을 중노위가 외면케 만든 것이다.

유성기업의 경우도 충남지노위는 부당노동행위와 부당징계를 인정했지만 중노위는 부당징계만 인정했을 뿐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한정애 의원은 이를 “김 전무의 중노위 근무경력이 판결에 영향을 끼쳤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창조컨설팅에는 김 전무 외에도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근무했던 노무사 채 모 씨도 적을 두고 있다. 한정애 의원은 공직 출신 인사들이 노무법인에 근무하면서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일에 대해 “이 정부 각료들의 배금주의가 극에 달했다”고 성토했다. 한 의원은 “직무기간 동안 얻은 지식과 능력을 노조를 탄압하고 배제하는데 씌여지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지적했다.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에 대한 의혹은 이에서 멈추지 않았다. 유성기업 직장 폐쇄현장의 용역경비를 맡은 CJ시큐리티 유성현장의 김 모 팀장이 창조의 심종두 대표와 사제의 연을 맺어온 것이 드러났다. CJ시큐리티는 유성기업 직장폐쇄 당시 노조원들에 대한 폭력행위로 허가가 취소됐다.

김 모 팀장과 심 대표는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선진노사관계 전문가 육성사업, 일명 나라사업에 교수와 수강생의 관계로 만났다. 이후에도 이들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김 모 팀장이 유성기업 아산현장에 흘린 수첩에서는 ‘창조회의’에 참석하고 ‘창조와 계약서 작성’, ‘스승님(심종두 대표) 문안인사’등의 메모가 발견됐다.

창조컨설팅과 용역경비업체의 긴밀한 관계를 증거할 수 있는 메모다. 한정애 의원은 “나라사업은 선진 노사관계 전문가 교육기관인데 결과적으로 노조와해를 하는 것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노동부가 노조와해 카르텔에 관여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노조말살패턴... 사측은 모르쇠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에 제출한 컨설팅 제안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이 제안서에는 창조컨설팅의 성공사례로 발레오만도, 대림 등의 사업장에서 집행부 교체 등으로 노조를 와해하고 조합원 수를 격감시킨 일을 들고 있다. 노사관계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노조를 파괴하고 강성노조 집행부를 교체하는 일을 ‘성공’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

은수미 의원은 또 창조컨설팅이 관공서를 비롯한 유관기관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은수미 의원은 창조컨설팅이 제출한 유성기업 경영정상화 방안 대외비 문건에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가 총괄하는 노사관계 전략회의의 실체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은수미 의원에 따르면 심 대표를 비롯해 창조컨설팅 연구진, 고용노동부 출신의 김 모 전무, 유성 경영진과 실무진이 상시 핫라인을 설치하고 유관기관 대응전략을 수립했다고 주장했다. 은수미 의원은 이 전략회의가 접촉한 유관기관 명단에는 청와대, 국정원, 고용노동부,경찰청, 아산시경, 경총 등에 두루 걸쳐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략회의는 “유관기관 대응전략 수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그러나 유성기업 유현석 기획실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일관했다. 유현석 실장은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에 제출한 제안서에 ‘유성기업의 쟁의지원담당’으로 명시됐다. 은수미 의원은 쟁의현장에 복면을 쓰고 CJ시큐리티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유현석 실장의 사진을 제시했으나 유현석 실장은 “창조가 제출한 보고서는 본적도 없고 본인은 해외영업을 담당했을 뿐”이라고 일관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도 모든 질문에 “사실확인이 필요하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은수미 의원이 제시한 창조컨설팅과 유성기업의 ‘유관기관 대응전략’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는 전형적인 정경유착이다. 일개 기업의 노조파괴 공작에 청와대 사무관까지 동원된 대응전략이 수립된 것이다.

그러나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며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측의 모르쇠는 계속 이어졌다. KEC의 이신희 기조실장은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제기한 직장폐쇄 당시 인권침해, 성추행 의혹에 대해 “성추행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고 직원 기숙사에 용역을 투입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KEC 노동자들은 용역들이 기숙사에 들어와 노동자들을 끌어냈다는 증언과 검찰조사에서 기숙사 침범 사실이 밝혀졌다는 자료가 제출됐지만 이신희 실장은 끝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장하나 의원은 이신희 실장을 위증죄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불출석, 위증... 이번만 모면하려나

이번 청문회의 가장 핵심적인 증인으로 지목된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는 청문회 하루 전 ‘허리통증’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참했다. 의원들은 “심 대표가 청문회를 모독한 것”이라고 격분했다.

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은 “심 대표의 불출석은 고의 회피”라며 “심 대표를 구인해서 다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들도 ‘태도불량’으로 의원들에게 끊임없이 지적을 받았다. 유성기업의 유현석 의원은 창조 컨설팅에서 유성기업에 제출한 문서에서 ‘쟁의담당’으로 명시됐으나 본인은 끝내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은수미 의원이 “창조의 보고서가 허위냐”고 재차 물었지만 “허위는 아니지만 본인은 모르는 일”이라고 답해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이신희 KEC 기획조정실장은 ‘위증’을 저지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장하나 의원이 KEC 여성기숙사에서 발생한 성추행과 인권침해를 집요하게 추궁했지만 이신희 실장은 끝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장하나 의원이 이신희 실장이 검찰조사에서 기숙사 침범 사실을 인정한 조사결과를 제시했지만 이 실장은 끝끝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장하나 의원은 신계륜 위원장에게 환노위 차원에서 이신희 실장을 위증으로 고발할 것을 요청했다.


청문회는 당장 하루만 넘기면 끝이다. 위증과 불참,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면 청문회가 밝혀낼 수 있는 것은 없다. 청문회는 12시부터 2시간 정회했다가 다시 개회했다. 오후 시간에는 컨택터스 전 대표 등을 상대로 현장에서 벌어진 폭력사실에 대한 일을 집중적으로 청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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