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살인사건, 미군·한국 검찰 은폐·왜곡 제기

10일, 공개된 수사기록 분석 결과 밝혀

"통신장애, 시야확보 못했다는 것 거짓"

2002년 6월 미군의 장갑차 사고로 죽어간 신효순·심미선 양에 대한 판결과정에서 미군의 과실이 명확하게 드러났음에도 한국검찰이 이를 왜곡·축소했다는 제기가 나왔다. 이는 2003년 1월 서울지방검찰청에 요청한 수사기록정보공개청구 이후 2년 5개월 만에 공개된 수사기록을 분석한 결과이다.

10일, 수사기록 정보공개 청구인 신효순 양의 아버지 신현수씨, 심미선 양의 아버지 심수보씨, 홍근수 前 여중생범대위 상임공동대표의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장갑차 살인 사건과 관련한 운전병 마크워커,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 및 중대장 대대장 등 지휘책임자들에 대한 의정부지청 수사기록과 25사단 헌병대 수사기록, 의정부 경찰서 수사기록 등 영문자료 200여 폐이지를 포함 총 2000페이지 분량을 6월 3일 넘겨받아 분석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미 군사법원은 2002년 11월 이 사건과 관련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 병장과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에게 모두 무죄 평결했다.


고용대 前 여중생범대위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자료 조사 결과를 그림으로 설명하면서 "여러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운전병이 두 중학생을 볼 수 없었고, 통신장애가 있었다는 미군과 검찰의 조사 결과는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국 검찰 미군 감싸기에 급급

의정부 지방 검찰청이 2002년 9월 3일 자로 미 2사단에 보낸 수사결과 자료 '미 부교장갑차 대한민국 여중생 치사사건 수사결과에 따른 법률적 검토 의견'과 피의자 자술서 등에서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는 2002년 7월 2일 "두 중학생이 걷고 있다고 말했을 때 그는 보통은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다른 신호를 보냈다. 워커는 그 전에, 상황보고 전에는 내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고 진술했고, 운전병 마크워커는 "나는 나의 머리를 돌려 그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보았고 그 때 나는 엔진 소음위로 '오 마이 갓 스탑'하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나 미군과 한국 검찰이 주장했던 통신 장애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사고차량 운전병 시야의 사각지대가 어디까지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주한미군의 조사결과 보다 한국검찰의 조사 결과가 시야의 사각지대를 더욱 넓게 제시하고 있어 한국검찰이 이번 사건을 더욱 왜곡하고 축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한미군의 조사결과 "시야의 사각지대는 12시∼2시 방향이며, 차량 전방 2.5∼21.6m로 관제병은 30m 전방의 두 중학생을 볼 수 있었다"고 밝힌 반면 한국검찰은 "굽은 오르막길이고 우측 갓길에 풀이 우거져 30m 전방에서 보기는 곤란하고 약 20m 전방에서 보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혀 오히려 한국 검찰이 미군에게 면죄부를 주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한국 검찰이 미군 지휘관에 대해 책임을 면책시켜 주었다는 제기도 있었다. 미군들의 진술을 통해 메이슨 중대장이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이 있음이 밝혀졌으며 한국 검찰은 2002년 9월 3일 자 의견서에 이를 담았으나 이후 2002년 11월 5일 자 의견서에는 이를 삭제해 지휘체계상의 책임을 면책시켜 주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용대 前 여중생범대위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운전병이 15cm 앞에서 중학생을 봤고 브레이크를 밟고 60cm를 더 나간 후 멈췄다고 진술했는데, 우리가 교통사고 전문가와 운전병 출신 사람들과 함께 조사해 본 결과 장갑차의 제동거리는 짧기 때문에 60cm를 갔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한국 검찰은 이에 대해 밝히고 있지 않다"며 한국 검찰의 불철저한 조사를 비판하고, "지휘관 면책, 사건 조사 과정에서의 은폐 등이 있었음은 물론이며, 법원이 정보공개 판결에도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불평등한 한미 관계 속에서 한국정부가 미군들을 감싸주기 바빴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미국 정부에게 수사 기록 및 운전병과 관제병의 재판 기록을 전면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11일 진행될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미국 정부 및 주한미군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할 것이며 미국현지에서의 사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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