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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법 개정안, 국회 졸속 처리 우려
국민기초생활보장법(기초법) 전면개정 요구가 거센 가운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부양의무자 기준을 1촌으로 축소하는 범위에서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어 빈민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과 22일 국회 보건복지위는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계류 중인 기초법개정안 처리를 논의했다. 그러나 이날 법안심사소위에서는 민주노동당 현재자 의원안과 참여연대 청원안 등은 개정범위가 광범위하다는 이유로 아예 논의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결국 이날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작년에 제출된 강기정 열린우리당 의원의 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되었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1촌으로 축소하는 부분만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정안의 시행 시기 역시 예산상의 이유를 들어 2007년으로 정했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 기초법 개정안은 현재의 논의 수준에서 오는 24일 열릴 보건복지위 12차 전체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현재의 논의 수준에서 기초법이 개정될 경우 그간 빈민사회단체들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실질적인 수급자 선정기준 개선을 통한 사각지대 축소는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그간 빈민사회단체들은 현재의 기초법이 높은 수준의 부양의무자 기준과 부양능력 판별 기준, 자활사업 참여를 전제로 한 조건부 수급조항 그리고 턱 없이 낮은 최저생계비 기준 등으로 인해 사회안전망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제도는 없애야”
국회 보건복지위의 논의 내용이 알려지자 그간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해 온 '기초법 전면개정과 자활지원법 제정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기초법공대위)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졸속처리를 규탄하는 한편, 기초법의 전면개정을 재차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종권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 위원은 “올 초부터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은 빈곤해결과 사회양극화를 해소를 강조해왔다”며 “그러나, 정치권은 빈민을 확대재생산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초법이 빈곤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그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현행 기초법에 대해 “엄격한 부양의무자 기준은 가난한 독거노인들이 수급자가 될 수 없게 하고, 일해도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활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의선 사무국장은 “현행 기초법이 빈민들의 최저생계를 보장할 수 없다면, 빈민들이 죽어가는 현실을 목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제도는 없애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기초법 전면개정을 촉구했다.
정석구 자활후견기관협회 회장은 “정치권은 당위성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없어서 못한다는 얘기를 한다. 약자들의 권리는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린다”며 “가진 자들만을 위해 나라 사람이 꾸려진다면, 우리는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만일 현재 수준에서 기초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로부터 배제되어 있는 500만 명이 넘는 빈곤층의 염원을 짓밟은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이후 국회에서 기초법 전면 개정을 다시 한 번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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