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우리당 사수대, 참정포럼 해체하라”

친노-반노 세력 간 다툼 본격 점화되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친노인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참여정부평가포럼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열린우리당 내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의원들까지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평가포럼을 비판하고 나서 노 대통령과 두 전직 의장 간의 싸움은 친노-반노 세력 간 전면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동영, “우리당 사수 전위대, 참여정부평가포럼 해체하라”

정동영 전 의장은 9일 오후 청주대학교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직 관료들과 비서들이 모여 2.14 전당대회의 합의를 깨고 열린우리당 사수를 위한 진지를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며 “참여정부평가포럼을 해체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평가는 역사가 하는 것인데, 평가포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대통령이 지시하면 포럼은 해산할 수 있다”고 노무현 대통령을 압박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내 정동영계 의원인 김현미, 강창일, 박명광 의원 등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비판의 화살을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평가포럼에 정조준했다.

이날 김현미 의원은 “참여정부평가포럼은 열린우리당 사수를 위한 전위대”라며 “향후 대통합에 반대하고 열린우리당에 남을 잔류세력을 공급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포럼의 즉각적인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강창일 의원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을 볼 때 위장탈당임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권위와 품위를 지켜야 할 대통령이 이를 상실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노무현 대통령을 직공했다.

참정포럼은 표정관리, 그러나 친노-반노 강 건넌 듯

지난 달 27일 출범한 참여정부평가포럼에는 참여정부의 전직 관료들을 비롯해 안희정 씨,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천호선 현 청와대 대변인 등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핵심 참모들이 대거 가담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을 포함해 정치권에서는 참여정부평가포럼에 대해 출범 이전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정동영 전 의장의 얘기대로 ‘평가는 외부에서 하는 것’이라는 지적부터, 대선과 총선을 겨냥한 친노진영의 베이스캠프라는 비판까지 쏟아졌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그간 김만수 참여정부평가포럼 대변인은 “참여정부의 성과와 보완점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고 평가하자는 취지”라고만 말해왔다.

또 이날 참여정부평가포럼은 정동영 전 의장의 해체 요구에 대해서도 짧은 논평을 통해 “정동영 전 의장도 통일부장관으로서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만큼 아무런 오해 없이 참여정부가 올바로 평가받는 데 함께 하길 바란다”고 에둘러가며 표정관리를 했다.

그러나 김만수 대변인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참여정부평가포럼에는 친노인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이병완 참여정부평가포럼 대표 등이 직접 나서 탈당파 의원들을 원색비난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대리전을 치르는 모습도 보여왔다. 때문에 정동영 전 의장과 그의 측근들의 참여정부평가포럼 해체 요구는 노무현 대통령뿐만 아니라 친노진영 전체에 대한 선전포고라고도 볼 수 있다.

이로써 노 대통령과 두 전직 의장은 완전히 루비콘 강을 건넌 듯한 모습이고, 이제는 친노-반노 세력 간 치열한 ‘생존투쟁’이 펼쳐질 일만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