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짤라내면서 고용창출이라니'

삼성SDI 비정규직노동자들, '울산시장은 사기치지 말라'

올해 초 삼성SDI에서 계약해지된 이후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울산시청 남문에서 집회를 열고 "박맹우 울산시장은 기업사랑만 외치지 말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울산시청 남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삼성SDI하이비트에서 해고된 여성노동자의 모습

삼성SDI 하이비트 등에서 계약해지된 여성노동자들과 사내기업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은 금속노조울산지부 간부들과 함께 20일 오후 4시 울산시청 남문에서 '비정규 노동자 생존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박맹우 울산시장은 삼성SDI 회사측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되어 거리로 내몰리는 것은 외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한 "지방산업단지(울산하이테크벨리)를 조성하고 삼성PDP 공장이 들어서게 되면 3천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장담하면서, 수백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짤리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항의했다. 이어 "박맹우 울산시장은 고용창출 운운하며 사기치지 말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문제에 적극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 연대사에 나선 윤장혁 민주노총울산본부 사무처장은 "대자본인 삼성과의 투쟁이 어렵고 험난하겠지만 삼성자본의 심장에 민주노조 깃발을 세울 때까지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민주노동당울산시당 노옥희 민생특위장도 "20년전 철옹성 같던 현대왕국도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무너뜨렸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삼성의 노동자 탄압 정책을 깨뜨리자"고 말했다.

금속노조울산지부와 삼성SDI 하이비트 노동자들은 이날 집회에 앞서 야음동 삼성 홈플러스 주변에서 시민선전전을 진행했으며, 금속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오는 28일 삼성SDI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들은 1시간동안의 집회를 마친 후 삼산동 현대백화점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한편 삼성SDI 회사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직요구를 담은 금속노조울산지부의 교섭 요청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현재 삼성SDI에서 근무중인 1천500여명의 노동자들은 생산물량이 줄어 4개조로 순환근무를 실시하는 등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는걸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가운데 55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는 8월 15일자로 계약해지가 예정되어 있어 또다시 대규모로 길거리에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삼성SDI 송수근 해고노동자는 "현재 삼성SDI 공장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대책위 결성을 논의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는 8월을 기점으로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 또한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이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만큼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삼성본사 타격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5월 울주군 삼남면에 위치한 울산공장에 50인치 전용 프리미엄 라인인 PDP(Plasma Display Panel, 벽걸이TV용 영상장치) 4라인을 착공해 시범가동중에 있다.(정기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