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연장 두고 엇갈린 범여권.. 애타는 정동영

민주당 "鄭·신당 '파병연장 반대', 순전히 선거전술" 맹비난

이른바 범여권의 한 축인 민주당이 '파병연장 찬성' 입장을 밝히며, 대통합민주신당과 정동영 후보와 각을 세우고 나서는 등 파병연장을 두고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한미관계 강화 매우 중요한 문제"

민주당은 23일 박상천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의 파병연장에 찬성하기로 당론을 결정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2004년 파병 때 반대 입장을 정한 바 있으나, 파병과 파병 후 마무리는 다르다"며 "만일 지금 완전철군할 경우 파병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찬성' 당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애당초 파병은 동맹국인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파병 목적은 한미관계 강화에 있다"며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하는 데 미국의 협조가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에 한미관계의 강화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인제 민주당 대선 후보도 이날 "정부의 고심어린 결정을 존중하고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여 파병연장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파병연장 반대, 순전히 선거전술 상의 잔꾀"

한편, 민주당은 '파병연장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정동영 후보와 신당에 대해 "일사불란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를 소재로 반미 이슈를 만들어 국민을 선동해서 대선에 활용하기 위한 지극히 무책임한 태도"라고 맹비난했다.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이라크 파병에 동조했던 정 후보와 신당이 입장을 급선회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정치적 이해타산에만 골몰하는 무책임하고 기회주의적 처신"이라며 "순전히 선거전술상의 잔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후보는 지난 2003년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파병이 전쟁지지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속에 평화적 해결의 고뇌가 숨어있음을 이해해 달라"며 "북한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어떻게 하면 한미간 합의의 폭을 넓힐 수 있는가 하는 것 이었다"고 파병 찬성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 같은 과거 정 후보의 발언은 노 대통령이 23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며 "이번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대통령으로서 저 자신의 고민도 많았다"고 파병연장의 당위성을 설명한 부분과 정확히 일치하는 대목이다.

때문에 정 후보와 신당에 대한 민주당의 '기회주의적 처신', '선거전술 상의 잔꾀'라는 비판은 그 자체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파병연장' 논란, 대선정국 핵으로 떠오르나

그러나 민주당이 과연 과거 이라크 파병에 대한 '원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참여정부의 대 이라크 파병은 노 대통령이 과거 민주당에 있을 때부터 시작됐다. 현 민주당 대표인 박상천 의원 역시 당시 한미동맹, 북핵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라크 파병에 찬성한 바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라크 파병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로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만이 지금까지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 과정이 어찌됐든 범여권의 한축인 민주당은 반대에서 찬성으로, 신당은 찬성에서 반대쪽으로 포지션을 옮겨왔다. 한편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한미FTA' 때와 마찬가지로 '국익을 위해서'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과 노심 그리고 민심까지 잡아야 하는 정 후보와 신당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자니 노 대통령과 민주당이 걸린다. 반대로 노 대통령과 민주당을 품어 안자니 '반한나라당' 이라는 구호조차 무색해질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 후보와 신당이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파병연장을 두고 각 정치세력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고 있고, 이에 따라 파병연장은 당분간 대선정국의 핵심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