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쇄신 가시밭길 속 '盧 색깔빼기' 될까

초선의원 18명 "전면 물갈이".. 우상호 "질서 있는 쇄신"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 참패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출구는 보이지 않는 듯 하다. 신당은 쇄신위원회를 구성하고 당내 수습에 나섰지만, 쇄신 방법론을 놓고 각 계파별로 다른 해법을 내놓으며 당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당 쇄신위원회 구성했으나 "쇄신위도 못 믿겠다"

당쇄신위원회가 본격 활동에 들어간 25일, 문병호, 정성호, 최재천 등 신당 초선 의원 18명은 '당의 전면적 쇄신을 바라는 초선의원 성명'을 내고, 당 해산까지 거론하며 전면적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신당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김교흥 의원(간사), 노현송, 민명두, 박병석, 임종석, 오영식, 이목희, 이인영, 의원과 심재권 서울시당위원장을 쇄신위 위원으로 결정했다. 위원장은 김호진 상임고문(고려대 명예교수)이 맡고 있다.

이들 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박병석·민병두 의원은 정동영계로, 임종석·노현송 의원은 손학규계로, 이목희·이인영 의원은 김근태계로 분류된다. 또 오영식 의원은 중진모임에 참여하고 있고, 심재권 위원장은 민주당 입당파다.

때문에 문병호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은 현재 구성된 쇄신위가 계파 안배와 현상 유지에 급급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쇄신위 자체가 '쇄신' 대상으로, 쇄신위도 재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초선의원 18명, '지도부 총사퇴 및 당·정 주요 인사들 불출마' 촉구

초선 의원들은 이날 "필요하다면 당의 해산까지도 포함한 근본적·전면적 쇄신과 재편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즉각적인 지도부 총사퇴와 과거 당과 정부에서 핵심 보직을 맡은 인사들의 '2선 후퇴'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초선 의원들은 "당과 정부 그리고 국회의 중심에 있었던 분들에게는 동료의원들보다 더한 희생과 헌신의 결단을 요구한다"며 "백의종군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참여정부 시절 당·정·청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사들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것이다. 사실상 내년 총선에서의 불출마를 촉구한 셈이다.

초선 의원들은 '2선 후퇴' 대상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친노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핵심 인사 대다수를 겨냥하고 있다.

문병호 의원은 26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불출마' 대상을 묻는 질문에 "참여정부 총리를 지냈거나, 또 열린우리당의 당의장 지낸 분들"이라고 말했다. 또 "원내대표나 장관(을 지낸 인사) 정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의 얘기대로라면 정동영 전 당의장, 이해찬·한명숙·손학규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물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문 의원은 "그 직위에 있었다고 해서 100% 다 포함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건 당사자 본인들이 적절히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뒀다.

우상호 "지도부 해산하면 당 와해" '질서 있는 쇄신' 강조

한편, 지도부 총사퇴 등 전면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문병호 의원 쪽과 다른 목소리도 존재한다.

당내 경선에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대변인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은 '질서 있는 쇄신' 쪽에 무게를 뒀다.

우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 지도부가 해산하면 사실상 당이 와해된다"며 "오히려 질서 있게 내부에서 합의된 내용을 가지고 차근차근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인물로 당의 대표를 바꾸되 강복시키는 경선하지 않고 합의 추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겠다"며 "그 인물은 적어도 과거의 책임에서는 자유로운 분이 맡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새로운 인물'에 대해서는 "꼭 누구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손학규 전 지사와 강금실 전 서울시장 후보가 가장 유력하게 얘기가 되고 있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해법 차이 있지만, '노무현 색깔빼자' 한목소리

'질서있는 쇄신'과 '전면적 쇄신'으로 그 해법을 달리하고 있지만, 일단은 문병호 의원 등과 우상호 의원은 '노무현 색깔빼기'라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손학규 전 지사가 새로운 인물 대안으로 떠오를지는 아직 미지수다. 문병호 의원 등은 오히려 당 외곽인사에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실제로 문 의원 등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박원순 변호사 등에게 쇄신위를 맡아줄 것을 비공식 라인을 통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참패 이후 당내 친노진영은 아직까지 몸을 잔뜩 낮추고 있다. 그러나 '책임론' 공방이 치열해질수록 좁게는 각 계파 간, 넓게는 친노-반노 간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 내부의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채 총선 국면에 진입할 시 공천권을 둘러싼 파열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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