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능 퍼주기...교육부 해체되나

인수위, 대학입시 대학협의체로 이양 등 교육부 기능 대폭 축소

이명박 당선자가 내세운 '대학입시3단계 자율화' 공약 구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일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교육 부문을 대학협의체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초중등교육 분야에서 자립형 사립고 지정, 특수목적고 신설 등의 기능은 시도교육청으로 넘어간다. 이는 교육분야의 사전 규제가 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부의 규제역할을 최소화, 대학자율 보장의 초석

인수위는 이날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 같이 의견을 모았으며, 대입자율화의 구체적 실행 시기는 2월초 새 정부의 교육정책 발표와 함께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당선자는 △내신,수능반영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수능과목을 4~6과목으로 줄이며 △대입을 완전히 대학자율에 맡기는 3단계 대입자율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명박 당선자는 자율형 사립고 100곳, 기숙형 공립고 150곳, 마이스터고 50곳을 설립한다는 '고교 다양화300 프로젝트' 공약을 내세웠다.

이번 인수위 발표내용은 이를 구체화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전초 단계로 볼 수 있다. 교육부문에 있어 정부의 규제역할을 최소화함으로써 대학의 자율권을 높이는 한편 특수목적고 신설의 편의를 도모하는 내용이다. 또한 아직 교육부가 해체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교육부의 주요 기능인 대학입시분야가 대학협의회로 초중등정책 중 일부가 시도교육감으로 이양되므로서 사실상 교육부의 상당 기능이 축소 이양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부정편입학 비리 보고도 대학 자율 얘기가 나오나!"

이번 인수위의 내용에 대한 교육당사자들의 우려와 반발이 상당하다. 인수위 발표를 전후해 교육주체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교육부가 해체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공공연하게 표출되기도 했다. 서울시장 직무 당시 시민사회나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는 이명박 당선자가 대통령직 수행도 스타일대로 고수해 갈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교육당사자들은 이번 인수위 발표가 초석이 아니라 그 자체로 대학자율화 보장과 고교평준화 해체, 고교 입시 부활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연세대 편입학 부정 등 대학의 입시관리 능력에 대한 의문도 들린다.

이현 진보교육연구소 소장은 "이번 인수위 발표 내용은 사실상 대학 입시자율화를 보장하는 것으로 대학입시부분은 정부, 교육부에 의해서 공적 규제가 없이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뽑겠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현 소장은 "특목고 설치 자율화 부분도 시도교육감들의 기본적 입장이 자기지역에 유치하려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교육감들은 업적 강화를 위해서 특목고를 더 많이 유치하려고 할 것"이라며 "300개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확대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박정원 전국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한국은 타국과 달리 대부분의 사학이 영리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대학비리의 천국이 되고 있다"며 "이미 연세대 편입학 부정사건 등으로 대학들이 입시를 공정하게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는데 대학의 자율에 맡긴다고 할 때 최악의 사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규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정원 부위원장은 또 "현재의 대학교육협의체는 대학 총장들의 모임으로 교육부를 대리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가 의문스럽다"며 "총장들의 대부분은 사학총장들이 90%이상 재단에서 일방적으로 임명돼 재단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협의체가 사학재단의 대변인 역할 밖에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일 성명을 내고 "새 대통령 당선자가“교육 대통령”을 자처 했다면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전교조는 성명에서 "자율형 사립학교 100개 추진, 대학입시 자율화, 학업성취도 평가 강화 및 정보 공개 등 철저한 시장논리에 입각한 교육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며 "사실상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고등학교가 서열화 될 것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중학교와 초등학교까지 입시 경쟁 교육으로 몰아 갈 것이며 사교육 증폭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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