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천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들어서는 모양새다. 한나라당은 분당가능성까지 대두되던 극한 상황에서는 일단 탈출했지만, 당 내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 간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진화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는 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논란이 되고 있는 당규 3조2항의 적용 범위에 대해 "금고 이상의 형으로 해석한다"고 결정했다. 공심위 간사를 맡고 있는 정종복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결과브리핑을 통해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받아들인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공심위가 최고위 결정을 수용해 공천 신청 자격을 확대함에 따라 공용주파수통신사업자로부터 2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면죄부를 받게 됐다.
박근혜 "최고위에서 결정했으니, 당이 알아서 하지 않겠냐"
공심위의 최종 결정에 대해 이날 박근혜 전 대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당규 3조2항 적용 문제와 관련해 "최고위에서 결정이 됐으니, 당이 알아서 하지 않겠냐"며 "원칙은 정해지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게 공정한 공천"이라고 최고위와 공심위의 결정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또 박 전 대표는 이번 공천 논란의 핵으로 친박 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아 온 이방호 사무총장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도 "당 대표에게 맡기기로 했다"며 한 걸음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친박 의원들의 이방호 사무총장의 사퇴 요구는 사실상 철회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한 목소리로 외쳐온 '개혁 공천'은 이번 논란 와중에 수포로 돌아가게 됐지만, 박 전 대표가 최고위와 공심위의 결정을 수용함에 따라 내분 상황으로 치닫던 상황은 일단 봉합되게 됐다.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는 화합과 단결을 촉구하며, 혼란스런 당내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이번 논란 과정에서 당무까지 거부하고 나섰던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해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이제 우리가 심기일전 해 다시 출발할 수 있게 되었다"며 "다 나름대로 논리가 있겠지만, 당과 국민을 위해서 이제 단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의 '톤'은 좀 더 단호했다. 안 원내대표는 "당내 공천문제로 집단행동을 하거나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는 것"이라며 "오늘부터는 어떠한 집단행동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친박 진영에 경고성의 메시지를 보냈다.
갈등 불씨 여전히.. "휴화산과 같다"
그러나 강 대표의 바람대로, 한나라당에 쏟아지던 비가 당장에 멈출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친이-친박 간 '공천 갈등'의 불씨를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시켜뒀지만, 의원들의 밥줄인 공천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우려한 듯 친박 인사인 김학원 최고위원은 "외형적으로 (공천 갈등이) 처리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신뢰 문제가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이 문제가 휴화산처럼 다시 제기되지 않도록 당 지도부에서는 각별히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친이 인사인 공성진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향후 전망과 관련해 "지금은 전초전"이라며 "앞으로 계속 이런 (공천 갈등)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공 의원은 이날 '공천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서 탈당을 시사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국민들이 용납하겠냐"고 반문한 뒤 "지도부에 강력하게 대처해 달라고 요청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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