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늦추면 늦출수록 괴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고시 강행이 국민의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정부 뜻대로 쇠고기 수입을 밀어붙이기 위한 의도임을 공식화한 것.
한승수 총리는 16일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서두르지 않겠다고 해놓고 왜 고시를 강행했냐"는 이강래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총리는 "미국의 압력이 작용했던 것 아니냐"는 이강래 의원의 질문에는 "미국에 고시를 일주일 늦추자고 충분히 설득해낼 수 있었다"고 부인하며, "국내적으로 여러 헛소문이 퍼져서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고 판단해 고시를 일찍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승수, "촛불집회에 유모차 끌고 나온 부모도 잘못"
김재윤 민주당 의원이 촛불집회에서 경찰이 여대생을 군홧발로 짓밟는 동영상, 유모차에 소화기를 분사하는 사진 등을 내보이며 "이게 적합한 공무집행이냐"고 따져 묻자, 한 총리는 "여러분의 아들이고 동생인 경찰이 맞는 동영상도 있다"고 방어했다. "경찰과 시민을 동등하게 비교할 수 있나. 경찰은 공권력이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김 의원에게 "평화시위면 공권력을 행사했겠나. 균형감각을 가지고 말하라"고 되레 호통을 쳤다. 한 총리는 "부모들도 평화 시위도 아닌 시위에 유모차를 끌고 나서지 않았으면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쇠고기 협상에 대해 "국민들은 미진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대부분은 홍보를 제대로 못한 데 따른 것이라 이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홍보 부족이 촛불집회의 원인이라고 보는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질 좋고 값싼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소비자가 주권을 갖고 광범한 선택 권한을 가졌다는 뜻이며, 쇠고기에만 좁혀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한 발 물러섰다.
야당 의원들과는 달리 정부는 여당 의원들의 현안질의에서는 찰떡 호흡을 이어갔다. 김재경 한나라당 의원이 경찰 구타 동영상을 보여주며 "소감이 어떠냐"고 물으면, 한 총리는 "가슴이 매우 아프고 앞으로는 법질서 원칙이 더욱 확실히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답하는 식이다.
이 가운데 'PD수첩 저격수'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이 박덕배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에게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가 사실이냐"고 물었으나,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한 당국의 차관이 "질의를 미리 주지 않아 정확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어이없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경한 법무부장관은 "언론탄압, 표적수사라는 지적에 동의하냐"는 진 의원의 질문에 "농림부에서 수사 의뢰를 했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한 것이다. 검찰은 표적수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현안질의에서 '쇠고기 스타'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정부를 향해 송곳질의를 쏟아냈다. 30개월 이상 수입 제한, 검역주권의 불확실성 등 추가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강 의원의 질문에 한 총리는 "정부를 믿으라"는 말뿐이었다. 한 총리는 강기갑 의원에게 "의원님이 국민들에게 정부를 믿어달라고 말해달라. 강 의원이 도와주면 이 문제가 끝나고 나라가 편안해진다"고 호소해 좌중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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