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의 이상한 한일 대졸초임 비교

“수당과 상여금 다 합쳐도 일본 정액임금보다 낮다”

지난 25일 전경련이 대졸초임 삭감방침을 발표하면서 예로 든 한일 대졸초임 비교 사례가 사실과 다른 ‘사기극’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전경련은 일본의 대졸초임 2630만원을 근거로 2600만원을 우리나라 대졸초임 삭감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2600만원이라는 기준치는 두 나라의 임금산출 근거를 달리해 눈속임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한노사연)는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러한 전경련의 눈속임 셈법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전경련이 근거로 삼은 우리나라 100인 이상 기업 대졸초임은 기본급+제수당+고정상여금을 모두 합쳐 2,441만원이었으나 일본의 2630만원은 상여금이 빠진 액수라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의 대졸초임은 수당과 상여금을 모두 합쳐도 일본의 정액임금보다 낮다는 것이 사실이다.

  전경련이 지표로 사용한 국가별 대졸초임비교표. 한노사연은 한국의 198만원은 제수당과 고정상여금이 포함되었지만 일본의 162만원은 수당과 고정상여금이 빠진 정액임금만 가지고 비교했다고 지적했다. [출처: 전경련 보도자료]

또한 전경련이 2007년 대졸초입의 월 급여를 비교해 제시한 근거 역시 문제가 있었다. 전경련은 2007년 한국의 월 급여는 198만원으로 일본의 162만원 보다 높다고 했다. 그러나 실상 고정상여금을 뺀 정액급여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한국은 138만원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이 있었다는 것이 한노사연의 설명이다. 2007년은 예외적으로 환율이 낮았던 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2008년 연말기준의 높은 환율을 적용할 경우 2008년 일본의 대졸 초임은 288만원으로 한국의 142만원보다 거의 두 배의 차이가 난다.

김유선 한노사연 소장은 “재계가 임금을 깍자는 얘기는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적어도 상식적인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지표를 써야 하는데 그냥 얘기해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자료를 썼다”고 재계를 비난했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 실장도 “정부와 재계가 노사민정 합의 이후 임금삭감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처럼 하지만 실제 일자리는 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또 “기업은 임금삭감에 세재지원까지 받고 있는데 실제 일자리가 늘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