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분산은 국가의 힘을 약화시키지 않는다”

[남미의 고민] 마르따 아르네께르(Marta Harneker)와의 대화 (2)

"권력의 분산은 관료주의와 부패에 대항하는 투쟁에서 가장 훌륭한 무기다.” 이론가이자 국제미란다센터 이사인 마르따 아르네께르는 울띠마스 노띠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칼 맑스 또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권력의 집중을 분산시키라고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 라틴아메리까와 21세기 사회주의에 대한 책을 거의 다 썼다고 들었다. 그 책에서 권력 분산의 특징적 성과를 다루고 있다고 알고 있다. 현재 의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권력 분산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해 의견을 말해 줄 수 있는가?


= 우리가 21세기 사회주의라고 일컫는 과정에서 더 근본적인 것은 대중 정치에 있다. 하지만 대중이 봉기할 가능성을 갖지 않고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공간(주민자치위원회, 노동센터, 연구센터, 이익집단 등)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다면 이러한 대중 정치는 공허한 말로 탈바꿈될 거다. 중앙 정부가 모든 걸 결정한다면 지역의 주도성은 발휘될 수 없다.

차베스 대통령이 자주 인용하는 헝가리 작가 이츠반 메사로스에 따르면 소비에트연방의 과도한 중앙집권화는 공장소위원회로서의 소비에트가 무능력해지고 관료제를 낳는 데 결정적이었다.

- 관료제라고 했나?

= 그렇다. 관료주의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본다.

레닌이 죽어가면서도 소비에트 중앙권력을 오염시킨 ‘관료주의 종양’에 대해 걱정했다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레닌은 항상 이러한 관료주의 기형들을 과거의 유산으로 봤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레닌의 이러한 진단은 오류가 있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 병에 대해 올바른 처방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관료주의의 가장 핵심적 원인은 물론 과거의 유산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부분이 많기는 하나, 소비에트연방의 과도한 중앙집권에 있었다고 판단한다.

- 왜 과도한 중앙집권이 관료주의를 낳는다고 보는가?

= 만일 한 지역에서 뭔가를 하려면 당신의 계획에 대해 중앙의 승인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말이 무얼 의미하는지 상상할 수 있을 거다. 중앙 관료들은 신경 쓸 문제와 읽어야 할 자료들이 아주 많다. 당신 차례가 되었다 해도 당신이 그들에게 요청한 걸 읽고 승인하기까지 수많은 시간이 지날 것이다.

까다페-메리다 상황을 알고 있다. 두 개의 전력회사가 사람들이 생각하듯 긍정적인 방식으로 통합되었을 때 지역의 업무가 가벼워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상황은 그 반대였다. 모든 결정권이 중앙으로 집중된 것이다. 그래서 현재 차를 수리하거나 교환 부품을 사려면 수리와 구입을 책임지고 있는 까라까스(베네수엘라 수도)에 있는 사람을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나서도 해결될 때까지 수개월이 지난다.

1970년 피델 까스뜨로가 쿠바에서 사탕수수 수확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한 채 얻은 커다란 교훈에 대해 이곳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잘 모르겠다. 다수의 기술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아주 과도한 목표치였다. 여기서 우리가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사회주의 정부가 모든 걸 중앙집중적으로 행정 처리할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쿠바같은 저개발국가에서는 더욱이 중앙정부가 더 효과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민중들이 이러한 정부기능을 통제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주는 게 필수적이었다.

나는 ‘권력 분산이 관료주의와 부패에 대항한 투쟁에서 가장 좋은 무기’라는 걸 역사적 경험으로부터 더욱 더 확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민중에게 정부 업무를 가까이서 접하게 하고 국가기구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실행토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왜 사회주의에 대해 말하는가, 사회주의는 항상 가장 중앙집중화된 모델이 아니었는가’라는 의문이 들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사회주의 혹은 차베스가 21세기 사회주의로 명명한 사회주의는 처음 구상과 비교하자면 실제로 아주 중앙집중적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맑스의 초기 구상은 아니었다.

맑스는 파리꼬뮌의 경험을 연구하면서 사회주의를 촉진시킬 새로운 국가를 발견했다고 옹호했다. 여기에서 모든 특징들을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맑스가 권력 분산을 옹호한 건 분명하다. 파리꼬뮌 관련한 저서를 읽어보면 맑스는 꼬뮌 수준으로 실현될 수 없는 일부 업무만 중앙 정부의 권한으로 두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맑스가 파리꼬뮌 형태를 프랑스 전역에 적용하고 이러한 꼬뮌이 자치 행정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라.

- 그런데 이러한 권력 분산이 중앙정부의 힘을 약하게 하지 않겠는가?

이 점에서는 맑스의 생각과 일치한다. 맑스가 제안한 분권화된 주민자치제는 국가라는 단위가 이전의 국가로 현실화시키려고 했던 단위보다 더 굳건한 모습으로 변모할 거다.

신자유주의에 의해 강제되는 지방 분권은 국가 권력을 약화시킬 목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권력 분산에 대한 사회주의적 구상은 국가의 근본인 공동체와 주민자치를 강화시키면서 중앙정부의 힘을 키우는 데 기여한다.

오늘날 제국주의 공세에 맞서 주권을 지키고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새로운 사회로 가기 위해 보다 더 강력한 국가가 필요하다는 걸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원제] Marta Harnecker:"Descentralizar no debilita el Estado nacional"
[출처] 아포레아 Aporrea (2010.1.31)
http://www.aporrea.org/actualidad/n149991.html)
[저자] Últimas Noticias
[번역] 조현제
태그

남미 , 베네수엘라 , 차베스 , 아르네께르 , 아르네케르 , 분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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