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개처럼 묶어 놓은 ‘00의 집’

장애인 시설비리 심각...화성시 ‘00의 집’ 폐쇄명령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한다.”

햇빛이 내리쬐는 들판 위의 작은 교회.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미신고 장애인 시설 '00의 집'은 남성과 여성으로 분리된 두 개의 방에서 어떤 개인적 공간도 없이 30여 명의 생활인들이 방치되어 있었다. 각각의 방은 식당과 예배를 겸한 다목적 공간으로 생활인들은 밀폐된 장소에서 모든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다. 지적장애인들이 대부분인 그곳은 외부로부터 폐쇄된 채 인권침해와 횡령으로 얼룩져 있었다.

  35명의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는 경기도 화성의 '00의 집'. 22일 조사원 방문 시 시설장은 민간단체의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반발해 23일 보건복지부 송인수 행정사무관과 다시 방문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22일 당시 결박당하고 있던 김아무개 씨는 23일 아침 H 병원으로 강제입원 되어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도대체 잠은 언제 재우는지 늦은 밤에도 찬송가가 흘러나온다"라는 마을 주민의 증언처럼 '00의 집'은 장애인을 보살핀다는 명목으로 생활인들의 의사와 무관한 종교적 행위를 강요하고, 통제를 이유로 장애남성에 대한 결박이 자행되고 있었다. 김아무개 시설장은 4명의 생활인에 대한 결박행위를 시인했으나, 생활인 면담 결과 실제로 결박당한 이들의 숫자는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인권연대 등 장애인 인권단체와 보건복지부,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 등으로 이루어진 장애인 미신고생활시설인권실태 민관합동조사단(아래 합동조사단)은 지난 23일 '00의 집'에 대해 현장조사를 한 뒤, 이 시설에 대해 인권침해와 횡령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폐쇄명령을 내리고 생활인 전원을 긴급 분리조치했다.

'00의 집'은 김 시설장이 1989년 전도사에게 장애인 자녀와 함께 살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이 계기가 되어 1990년 4월 8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비닐하우스에서 ㅊ장애인교회라는 이름으로 4명의 장애인과 창립예배를 가졌고, 화성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70여 명 이상의 생활인이 머물렀다.

  '00의 집' 생활인들은 어떠한 개별적 공간도 없이 숙식 등 모든 생활을 밀폐된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장애남성 20여 명을 한 방에 몰아넣고 그들을 통제하기 위해 결박과 방임 등 온갖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

  '00의 집' 생활인들은 돈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개념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고, 국가에서 수급비와 활동보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자 거짓말이라며 믿지 않았다. 한 생활인이 카메라를 신기해하며 해맑게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 2002년 화성으로 70명 전부 옮겨 왔으나 공간부족과 운영문제로 보호자가 있는 생활인들은 귀가시키고, 현재는 주민등록상 거주지로 등록되어 있는 33명과 미등록 거주인 2명을 포함해 총 35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 중 병원에 입원 중인 생활인은 총 7명으로, ㅎ요양병원에 신아무개 씨, 이아무개 씨, 최아무개 씨, 정아무개 씨, 송아무개 씨 등 5명이 입원 중이고, 오아무개 씨가 3년째 ㅅ시립아동병원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조사단의 방문 당시 결박당하고 있던 김아무개 씨는 23일 오전에 입원해 ㅎ병원으로 보내진 것으로 밝혀졌다.

시설장을 포함해 6명의 직원과 자원봉사자 1명으로 이루어진 '00의 집'의 운영비에 대해 김 시설장은 한 달 수입은 수급비 1,400~1,500만 원과 후원 400만 원을 포함해 총 2,000만 원이며 총지출은 2,000~2,500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지출내용은 임금이 평균 700~800만 원으로 현재는 600만 원이 지출되고 있으며, 의료비 평균 80~90만 원 도시 가스비 300만원 등이라고 주장했다.

김 시설장은 "수급이 1,400만 원에서 1,500만 원 정도인데, 나머지는 다 누가 채우겠느냐"라면서 "무엇 때문에 내가 이런 조사에 응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격분했다. 김 시설장은 "수급만으로 어떻게 시설을 운영하느냐"라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운영이 힘들다고 한다면 보태줄 거냐"라면서 "폐쇄하려면 폐쇄해라"라며 조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설 생활인들 대부분이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으며, 본인이 수급권자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생활인 이아무개 씨는 "정부에서 돈이 나온다는 건 몰랐다"라고 진술했다.

  외부로부터 차단된 채, 사람과의 교류나, 장애유형에 걸맞은 교육 프로그램도 없이 방치되고 있는 생활인들. 예배와 청소 등이 일과의 전부인 생활인들이 식사 후 자신들의 생활 공간인 바닥에 주저 앉아 있다.

  22일 조사단 방문 당시 묶여 있던 생활인 김아무개 씨. 시설장은 23일 아침 ㅎ병원에 김 씨를 강제 입원시켰다. 김 씨를 포함해 입원 중인 생활인은 총 7명으로, ㅎ요양병원에 5명이 입원 중이고, 오아무개 씨가 3년째 ㅅ시립아동병원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 장애인미신고생활시설 인권실태 민관합동조사단]

'00의 집'은 생활인들의 지장이 찍힌 ‘수급비 및 장애수당 위임장’을 받아서 보관하고 있었으나, 생활인 대부분은 자신이 수급권자인지 조차 알지 못했고, 위임장에 시설장의 사인도 없었다. 또한 복지부 관계자에게 보여준 수입과 지출에 대한 명세표 역시 조악한 수준이었고 지난해 이전 자료는 아예 내놓지 못했다.

합동조사단의 조사원으로 참여한 조백기 활동가는 "수급비를 운영비로 쓰고 있었다"라면서 "백번 양보해 수급비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쓰는 것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수급비는 인건비로 사용할 수 없고, 생활인이 먹고 자는 비용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올해만 해도 두 달치를 인건비로 쓰고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불투명한 회계 못지않게 큰 문제는 인권침해 부분이었다. 생활인 이아무개 씨는 결박행위에 대해 "묶여 있는 일은 자주 있고 시설생활인 대부분 묶여 있다"라면서 "나는 성기를 만졌다는 이유로 묶여 있었는데, 화장실 갈 때 잠깐 풀어주고 보통은 아침에 풀어준다"라고 밝혔다. 이 씨는 "회초리가 하나 있는데 집사에게 맞고 살았다"라고 덧붙였다.

장애인보조기가 필요하지만, 시설 측에서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않아 엎드린 채로 베개를 이용해 이동하는 김아무개 씨는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다"라면서 "누군가 도와준다면 나가서 살고 싶다"라고 토로했다. 김 씨는 시설 생활에 대해 "용돈을 받은 것도 없고 교육도 받은 적 없다"라면서 "화장실에서는 혼자 요강에서 처리하는데 문을 잠글 수 없어 누가 문을 열어도 어쩔 수 없다"라며 비인간적인 시설 생활에 대한 고충을 전했다.

  자해 등을 이유로 결박당하고 있는 김 씨 [출처: 장애인미신고생활시설 인권실태 민관합동조사단]

  결박으로 인한 손목의 상처. [출처: 장애인미신고생활시설 인권실태 민관합동조사단]

이날 합동조사단은 조사를 마친 후 '00의 집'에 대해 인권침해와 횡령 등의 이유로 폐쇄명령과 고발조치하기로 하고 생활인에 대해 긴급 분리 조치했다. 이에 따라 화성시는 지난 26일자로 '00의 집'에 대해 7월 30일까지 자진폐쇄 조치할 것을 통고하고 이후 복지부 지침에 따라 인권침해와 횡령부분에 대해 형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송인수 행정사무관은 "충분한 폐쇄 사유가 있다"라면서 "행정처분을 직접 할 수 있는 사항도 있고, 횡령부분은 사법적인 판단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화성시를 통한 고발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시는 사전에 생활인들을 5개의 시설에 분리 조치하기로 합의했으나 생활인 부모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문제와 공무원들의 휴가 등을 이유로 10일의 유예기간을 주려고 한다고 밝혀 인권단체의 반발을 샀다. 결국 시설에 남기를 희망하는 생활인 5명과 병원에 입원 중인 7명을 제외한 모든 생활인에 대해 긴급 분리 조치가 이루어졌다.

미신고시설 인권실태 조사는 전국 31개 장애인 미신고시설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8일부터 장애인 인권단체와 보건복지부,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 등이 함께 조사를 진행 중이다. (기사제휴=비마이너/재편집=참세상)

  결박으로 인한 손목의 상처를 보여주고 있는 생활인 이아무개 씨. '00의 집' 시설장이 결박을 인정한 생활인은 4명이었으나, 이 씨는 그 명단에서 제외되어 있어 실제로 결박당한 생활인의 수는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 역시 '00의 집'에서 결박은 아주 흔한 일이라고 진술했다.

  24시간 같은 공간에서 집단 생활하는 '00의 집' 환기조차 되지 않아 두통이 느껴질 정도였고, 식당으로도 사용하고 있는 장애남성의 생활공간 한편에는 이불이 쌓여 있다.

  예배 장소를 겸하고 있는 공간은 장애여성들이 생활하는 장소로 생활인들은 온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외출 또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지적장애인들이 대부분인 생활인들은 자연과 교육, 문화 등의 자극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채 삶의 빛을 잃어버린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유통기한이 지난 라면이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 [출처: 장애인미신고생활시설 인권실태 민관합동조사단]

  사용하지 않는 수동 휠체어 위로 먼지가 쌓여 있다. [출처: 장애인미신고생활시설 인권실태 민관합동조사단]

   '00의 집' 화장실. 문을 잠글 수 없어서 사용 중에도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다. 사진 촬영 당시 한 생활인이 사용하고 있었지만, 변기와 문 사이의 거리가 멀어 노크에 응답 조차할 수 없다.

  생활인 4명에 대해 결박을 인정한 '00의 집' 시설장. 조사 결과 수급비 대부분을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하고 있지 않은 '00의 집' 신축 건물.

  횡령과 인권침해로 긴급 분리 조치가 취해져 시설을 떠나기 위해 모여 인권단체와 화성시의 설명을 듣고 있는 생활인들.

  한 생활인이 시설을 떠나기 위해 짐을 정리하고 있다. 대부분 생활인은 개인 물품이라고는 소지하고 있지 않았고, 간단한 생필품 몇 가지로 십여 년의 생활을 정리했다.

   맨몸으로 시설을 나서는 생활인들을 보면서 인권단체가 시설장에게 개인 소지품도 없느냐고 항의하자 시설장은 짐을 꾸려 나오라고 지시했고 생활인들은 치약 등 간단한 생필품들을 작은 종이가방에 꾸려 '00의 집'을 나섰다.

  '버스다. 버스.' 외출이라고 해 본 적 없는 한 생활인이 대기하고 있는 버스를 신기해하며 들뜬 채로 시설을 나서고 있다.

  시설관계자는 분리 조치 된 생활인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있던 휠체어를 꺼내 먼지를 닦았다

  시설을 떠나는 생활인들.

  긴급 분리 조치로 화성시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00의 집'을 떠나는 생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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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 시설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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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광일

    장애인분들 더 좋은 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게되면 좋겠네요. 가족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다면 최고로 좋은 일이되겠네용.

  • 이경수

    너무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