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두리반 앞에는 안종려 사장의 남편인 소설가 유채림씨를 비롯하여 정당, 인권, 종교,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한전의 단전조치를 규탄하고 나섰다. 한전의 전기 공급 중단이 절차를 무시한 기업눈치보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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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의 GS 눈치보기
지난 2009년 12월 26일, GS건설의 시행사인 남전디앤씨는 두리반의 전기를 끊었다. 이후 28일, 한전은 이를 용인하고 해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25일부터 농성에 돌입한 두리반 주인과 연대단체들이 두리반 안에서 한창 농성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전기 공급이 끊긴 이들은, 인근에서 공사하고 있는 한영토건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전기를 썼으나, 10일 전부터는 이마저도 끊기게 됐다. 7월 21일, 남전디앤씨가 한영토건에 전기 공급 중단을 종용했기 때문이다. 이 후 두리반 사장을 비롯한 연대 단체들이 한전을 방문해 전기 공급 재개를 요구했지만, 한전은 지금까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정경섭 진보신당 마포구당원협의회 위원장은 “2주전, 한전을 방문했을 때 관계자들이 ‘아무리 철거 세입자지만, 전기는 중요하니 공급해 주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했다”면서 “하지만 불과 2시간 후, 한전에서는 남전디앤씨에서 공문이 와 있기 때문에 전기 공급을 할 수 없다면서 말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어서 “한전의 전기 공급 약관 8조 5항에는 ‘전기를 끊기 위해서는 세입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나와 있으나, 한전은 세입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남전디앤씨가 일방적으로 전기를 끊은 것을 묵인하고 동조했다”고 비난했다.
남전디앤씨의 이중적인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7월 초, 남전디앤씨에서 정경섭 위원장에게 대화하자며 요청했으나, 바로 1주일 뒤, 한영토건을 압박해 전기를 끊었다는 것이다. 정경섭 위원장은 “남전디앤씨는 겉으로는 대화하자면서 뒤로는 전기를 끊는 추악한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전은 남전디앤씨로부터 내용증명 공문을 받은 후에 전기 공급을 거부하며 본사 법무팀의 법률검토 결과를 기다리라는 말로 버텨왔다. ‘두리반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마포구청에서 5일간의 항의농성을 진행했으며, 마포구청은 한전 측에 ‘두리반에 대한 단전 조치의 시정을 협조요청’했다. 하지만 지난 29일, 두리반은 결국 한전으로부터 ‘전기 공급 재개가 불가능하다’라는 정식 공문을 받게 됐다.
"한전은 거짓말투성이 공문으로 책임방기 하고 있다"
29일 한전에서 보내온 공문에는 두리반에 대한 한전의 계량기 철거 및 전기공급계약 해지가 정상적인 조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2009년 12월 29일, 한전의 위임을 받은 협력업체 직원이 현장에 갔을 때, 법원 집행문이 게시되어 있었고, 철거를 완료할 때까지 전기사용자의 이의제기나 물리적 저항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공문에는 ‘이런 상황에서는 건물 안에 전기 사용자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사회통념에 부합 한다’고 게시되어 있다.
이에 유채림 작가는 “거짓말투성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 작가는 “25일 이후 농성을 위해 단 한시도 두리반을 비운 적이 없다”면서 “법원 집행문이 붙어있었던 것을 보지 못했고, 만약 붙어있었더라도 떼어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은 법원 집행문이 뒤편 계량기 쪽에 붙어있었다고 하는데, 법원 집행문을 현관에 붙이지 왜 뒤편까지 가서 붙였겠냐”며 “한전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계량기 철거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한전 측은 계량기 철거 과정에서 저항이 없었기 때문에 계량기 철거는 정상적인 조치였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유채림 작가는 “25일 이후, 작가회의에서 농성을 위해 가게 주변에 현수막과 대자보 등을 붙였는데 사람이 없다고 간주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28일 저녁은 농성 3일 째로, 부부가 두리반을 지키고 있었던 날이었다”면서 “건물을 두르고 있는 철판이 바람에 조금 흔들려도, 우리부부는 용역이 들이닥치는 것인 줄 알고 마음을 졸이며 있었는데, 계량기를 철거하는 소리가 들렸다 해도 나가서 이의제기나 물리적 저항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한전에서 세입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시행사의 말만을 믿고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유채림 작가는 “25일부터 농성을 시작하며, 부부와 대책위는 한 시도 두리반을 비워둔 적이 없었으나, 한전에서는 전화 한 통 걸어온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건설시행사가 불법적으로 전기를 끊어 한전에 통보했고, 한전은 이에 동조하면서 책임방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17일째 농성중인 두리반 부부와 대책위는 인간 생활의 최소 조건인 전기 조차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물과 전기를 무기로 삼는 사회는 볼장 다 본 사회이며, 자성이 없는 사회는 더욱 볼장 다 본 사회”라는 유채림 작가의 말대로 ‘에너지’를 무기로 삼는 한전과 재벌기업에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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