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때마다 대인지뢰 폭발...8년간 32개 폭발

남한에 확인된 대인지뢰 94만 발...“남북 대인지뢰금지 협약 가입해야”

지난 8년간 국내 대인지뢰 폭발사고는 총 32건으로 상당수가 대규모 집중호우가 난 해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8월 1일 발생한 북한 나무상자(목함) 대인지뢰 사고처럼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매설지에서 쓸려 내려온 대인지뢰사고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육군1사단은 지난 12일부터 문산천·임진강과 민북지역의 세월천·멸공천 일대에서 유실지뢰와 폭발물을 찾아 제거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 장마철을 맞아 6·25전쟁 또는 6·25 이후 매설된 지뢰가 폭우로 강으로 흘러들어와 대민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국방부]

녹색연합은 국방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통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8년 동안 대인지뢰 폭발사고는 총 32건이 발생했고 이중 사망 6명, 부상 35명의 인명피해로 이어졌다고 2일 밝혔다. 특히 32건 중 민간인 폭발사고는 21건으로 11건인 군인 폭발사고 보다 많아 대인지뢰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녹색연합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한 모두 대인지뢰와 같은 민간인의 피해를 가중시키는 비인도적무기금지 협약에 공동으로 가입하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대책을 제시했다. 또 △남북한, 비인도적 무기 사용에 의한 민간인 피해 해결 공동대책 기구 구성 △대인지뢰 제조·매설·보관에 관한 정확한 현황과 피해 조사 후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남한에만 매설 확인된 대인지뢰 94만발

녹색연합은 “태풍 루사가 상륙했던 2002년에는 폭발사고 10건, 사망 2명, 부상 1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2003년 태풍 매미 때는 폭발사고 5건, 사망 2명, 부상 4명, 태풍 나비가 상륙했던 2005년에는 폭발사고 6건으로 사망 2명, 부상 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8년간 발생했던 사망사고 6건 모두가 대규모 태풍이 불었던 기간 동안 일어난 것이다.

이렇게 집중호우가 나면 대인지뢰 폭발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대인지뢰 매설지가 갑작스런 호우로 인해 무너지거나 깎이면서 작전지역 밖으로 쓸려 내려오기 때문이다. 녹색연합은 “남한에 매설된 대인지뢰는 주로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어, 북한의 목함지뢰처럼 물에 휩쓸려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작전지역 밖에는 진입금지나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 없어 사고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1960년~1970년대에 남한에서만 매설된 대인지뢰는 약 1,100 곳으로 약 100만발이다. 여기에 미확인 대인지뢰까지 합치면 훨씬 많다는 것이 녹색연합 설명이다. 군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총 94억원의 예산을 들여 55곳 59,708발의 대인지뢰를 제거했다. 2001년엔 경남 하동과 부산, 전북 군산 등 후방지역 36개소에 매설된 대인지뢰 대부분인 52,736발을 제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매설이 확인된 대인지뢰의 6% 밖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번 북한 대인지뢰 폭발사고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남북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녹색연합은 “남북한 모두 대인지뢰와 같은 민간인의 피해를 가중시키는 비인도적무기금지 협약에 공동으로 가입하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며 “1997년 체결되어 1999년 발효된 대인지뢰금지협약(일명 오타와 협약)은 156개국(2007년 11월 현재)이 가입해 대인지뢰 사용, 보관, 제조 금지를 이행하고 있다. 이 협약의 성과로 10년 만에 전세계에 보관·매설돼 있던 1억발의 대인지뢰가 페기·제거됐다”고 강조했다.

남북한은 모두 아직까지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녹색연합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폐기하고 있는 대인지뢰가 한반도에서는 여전히 제조되어 사용되고 있다”며 “민간인 지뢰 폭발 사고로 이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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