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불법파견 재판, 사측 김앤장 등 거대로펌 총동원

10일 오후 파기환송심 세 번째 재판 열려...이변은 없을 듯

대법원의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 이후, 고등법원에서는 이를 둘러싼 세 번째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재판장 이대경)는 10일 오후 4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에서 근무하다 해고된 최병승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심리를 열었다. 이는 지난 7월, 대법원이 기존에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았던 항소심 판결을 뒤집으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파기환송심의 세 번째 재판이다.

“대법판결 뒤집을만한 증거자료 부족하다”

이번 심리에서는 주로 현대자동차 변호인단의 주장이 이어졌다. 최병승씨가 고용된 하청업체 Y사는 현대자동차와는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사측은 최 씨가 업무를 수행했던 쉬라우드, 히터닥트, LH도어트림 공정은 독립된 공간에서 수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사측 변호인단은 “최병승 씨는 현대자동차에 도급을 받는 하청업체 Y사와의 계약기간 동안 현대자동차의 공정을 담당한 적이 없으며, 현대자동차 근로자 역시 최 씨의 공정을 수행한 적이 없다”며 “최병승 씨의 공정 업무를 정하는 주체 역시 Y업체의 대표와 소장 등으로, 현대차동차가 개입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병승 씨의 작업배치와 전환배치, 작업방법 지시 등은 전적으로 Y업체에서 관리해 왔다는 주장이다. 또한 사측은 “최병승 씨의 공정은 명확히 구분돼 있었으며, 협동작업도 없었다”며 “공정 지시 역시 Y업체의 대표와 관리자 등의 지휘를 받았을 뿐, 현대자동차의 구체적 지위 감독권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6일 열린 두 번째 심리에 피고 측 증인으로 참석한 Y업체 사장 한 모씨는 현대자동차 정규직이 수행하던 공정에 최 씨의 배치 여부와 관련, ‘모른다’ 혹은 ‘나중에 알았는데...’등의 증언 번복, 애매한 답변을 유지해 왔다. 대법원 역시 지난해 7월 판결문에서 사내하청노동자의 생산 작업이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자동흐름방식으로 진행되며, 현대자동차가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작업배치와 변경결정권을 갖고 있다며 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노동자의 직접 노무지휘를 인정한 바 있다.

때문에 원고 측 고재환 변호사는 대법판결을 뒤집는 이변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고등법원이 대법원과는 다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대법판결을 뒤집을만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증거 자료가 제출돼야 한다”며 “하지만 이미 양측은 중요 증거자료를 모두 제출한 상태며, 사측은 대법 판단을 뒤집을만한 특별한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지난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섰던 한 모 사장의 진술 역시 결국 우리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현대자동차가 최병승 씨를 해고한 적 없다는 주장 역시 불법파견 판정이 인정된다면 우리에게는 더욱 좋은 결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사측, 대형로펌 동원...‘법 앞에 평등’은 옛 말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을 놓고, 현대자동차 측은 국내 최대의 법률사무소를 고용하는 등 전방위적인 힘을 쏟고 있다. 이번 재판에는 국내 최대의 법률사무소인 김앤장과, 2010년 완료기준 거래건수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광장 법률사무소가 동원됐다.

이들은 10일 재판에서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의 공정 과정 등이 담긴 동영상 등의 증거자료들을 쏟아냈다. 특히 이번재판에서는 김앤장과 광장 소속 변호인단 5명이 포진되기도 했다.

때문에 불법파견 판정을 인정하지 않는 현대자동차의 거대로펌 동원은 노동계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박민호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법규부장은 “현대자동차는 불법파견에 대한 반성 없이 대형로펌사를 동원해 자본으로만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사측은 우리가 공장을 카메라로 찍으면 막는다”며 “하지만 로펌회사는 사측의 비호를 받으며 영상 등의 증거자료를 조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 앞에 평등하다’는 이야기도 옛 말이 된지 오래다. 박민호 법규부장은 “돈 없는 사람은 변호사 1명도 고용하기 어렵지만,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은 변호사를 7명씩 포진시키며 법원 판결을 조작하려 한다”며 “이번 재판 역시 대형로펌회사를 이용해 돈의 위력을 과시하려는 대기업의 작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차 불법파견 판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재판부 역시 조속한 마무리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결심은 오는 2월 10일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 신관 303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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