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진보신당 주최로 국회헌정관에서 열린 ‘구제역 사태 대안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전진경 이사는 사람에게 ‘인권’이 있듯 동물에게도 보호받아야 할 ‘동물권’이 있다며 정부의 생매장 살처분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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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경 이사는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는 살처분 시에도 동물이 죽을 때까지 그들의 복지를 보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동물보호법에서도 전염병 방역을 위해 동물을 죽이는 경우 가스법이나 전살법 등으로 고통을 최소화할 것을 명하고 있으며, 가축전염예방법, 구제역 긴급 SOP 등에서도 동물의 인도적 도살을 언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실정법으로도 생매장은 엄연한 불법 행위이며 대규모 동물학대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축은 문제가 생기면 쓰레기처럼 갖다 버리고 생매장해서 죽여도 된다는 인식의 문제”를 지적했다. 전 이사는 “아직까지도 동물들의 고통과 권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해 매년 구제역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가축을 생매장하는 것이 관행이 되었다”며 “하지만 아무리 동물이어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인간과 유사하다. 지금이라도 매몰을 중단하고 효율적인 백신 운용을 통해 ‘동물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도 백신의 사용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1년 이후 학계에서 구제역 통제를 위해 백신 사용이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고 외국에서는 실제 실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살처분만을 고집했다”며 “현재 국내에서 실시하고 있는 일정 거리 내의 살처분 조치는 초기 발생 상황에서 유효할지는 몰라도 이미 국내 도처로 확산된 상황에서는 별로 유효한 방법이 되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이어 “구제역은 사람이 독감에 걸리는 것과 같은 바이러스 질병으로 구제역에 의한 가축의 치사율은 높지 않다”며 “그럼에도 정부가 살처분을 고집하는 이유는 구제역으로 가축의 증체율, 사료효율, 우유 생산력 등이 떨어지는 경제적 측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 교수의 이야기에 한 축산농민이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젖소농가를 운영하다 이번 구제역 살처분 대상 지역에 포함돼 소들을 모두 살처분했다는 한 농민은 “농가에서 소들은 일일이 다 이름을 지어줄 정도로 진짜 가족”이라며 “치사율도 높지 않은데 단지 경제적 이유 때문에 소들을 죽이는 거라면, 당장 수익이 없더라도, 항생제를 써서라도 치료해서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진경 이사는 최근 비극적인 구제역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건강하지 못한 축산 토대”에서 찾았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축산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만이 넘는 동물들을 죽였음에도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는 현재 상황은 축산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공장식 집약 축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전 이사는 “현재 과도한 밀집, 유전적 단일성, 비위생적인 공장식 집약 축산의 환경은 작은 바이러스 하나도 이번 사태와 같은 재앙으로 발전하게 하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며 “근본적으로 구제역 조류독감 등 대규모 동물 전염병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축산의 토대 자체가 친환경적 동물복지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또 질병이 유입되더라도 저항할 수 있는 건강한 개체들로 키우고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외국의 경우 공장식 사육의 문제점을 깨닫고 이를 빠른 속도로 철거하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방목된 소를 사먹어준다”며 “건강하고 친환경적 축산을 위해 육식을 덜하고 동물의 고통이 배어있지 않은 고기를 먹겠다는 인식 개선으로 동물, 농가, 소비자가 다같이 지금보다 나아졌으면 좋겠다. 그게 진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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