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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 연휴는 5일로 제법 길다. 그러나 구제역과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고향에 가지 못했다면 서울에서 고향 마을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북한산 둘레길이다. 북한산 둘레길은 지난해 9월께 공식 개통해 개통 첫 달에 만 60만명이 찾았다. 하지만 한번 가봤다고 해서 둘레길을 다 안다고 할 순 없다. 원래 산은 사계절을 뚜렷하게 반영해주는데다 둘레길은 시기별 마을의 모습도 반영해 주기 때문에 둘레길 일부구간에서 고향의 한적함이나 평온함을 느껴볼 수 있다. 또 연휴라고 해서 집에 웅크리고만 있다거나 술과 음식만 찾다보면 연휴가 끝나고 노동현장으로 복귀는 더 어려울 수 있다.
지난주까지 낮 최고온도가 영하 5도 정도로 추웠다면 입춘을 맞은 이번 연휴는 영상 5-7도라 간간히 산 아래엔 봄을 느끼게 하는 바람도 분다. 이 바람을 쐬며 가볍게 걷는 것은 설 연휴 후유증을 극복하는데도 좋을 것이다.
시골 마을을 관통하는 효자길, 내시묘역길, 마실길
효자길과 내시묘역길, 마실길은 일단 산을 보면서 걷는 코스인데도 힘들지 않은 구간이다. 가족들과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이 세 코스는 구파발에서 704번이나 34번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효자길은 사기막골 입구에서 시작하면 좋다. 사기막골 입구는 묘한 시골 분위기를 자아내는 길이 뻗어있다. 입구에서 조금만 들어서면 멀리 백운대가 보이고 오솔길에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맛이 난다. 입구를 조금 걷고 나면 그리 어렵지 않은 오솔길로 들어선다. 사실 효자길에선 사기막골 입구를 빼곤 마을을 만나기는 어렵다. 다만 효자동 공설묘지에 가까워 지면 국사당이라는 굿당이 있어 민속적인 맛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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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묘역길은 길이 지나는 곳에 내시묘역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이 길은 효자동 마을 위를 지나간다. 미소쉼터란 곳에서 10미터 정도 도로 부근으로 내려가면 효자동 마을이 있는데 북한산 봉우리를 배경으로 시골의 조용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기와로 만든 집들과 오래된 나무 대문 등을 볼 수 있고 잘 정돈 된 농원도 있다. 내시묘역길은 북한산성탐방안내소를 거치기 때문에 길을 조금 걷다 백운대나 원효봉 등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북한산성 탐방안내소를 지나 내시묘역에 가까워지면 중골마을이 나타난다. 이곳에선 모이를 쪼아먹고 있는 붉은색 토종닭을 만날 수 있다. 둘레길을 걷는 여행객들이 조용히만 지나간다면 이곳처럼 조용한 서울근교 시골이 없다. 조그만 개울도 흐르고 장독대를 볼 수 있고 생태적인 조형물들도 보인다. 개울을 따라 실화백나무들이 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모습도 영락없는 고향 풍경이다.
마실길은 북한산 둘레길에서 가장 짧은 구간이다. 천천히 걸어도 45분 정도 걸으면 끝이다. 마실길엔 진관사가 있다. 진관사에선 북한산 비봉이나 향로봉, 사모바위로 갈 수 있다. 진관사를 한 번 둘러보고 몸이 풀린다면 가볍게 봉우리로 올라가 구기동으로 내려오는 것도 일상에 지진 몸을 추스르는 데 좋다.
진관사에 가면 반드시 진관사 옆 보현다실을 들려야 한다. 진관사에서 운영하는 찻집으로 줄을 서서라도 차 한 잔 마시고 올 가치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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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묘역길이나, 효자길, 마실길은 북한산 송추 방향에 자리한 코스다. 그 정반대인 강북 수유 근처에서 설 연휴에 갈만한 곳을 추천하라면 소나무 숲길을 권하고 싶다. 우이동에서 시작하는 소나무 숲길은 소나무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고 길이 힘들지 않아 좋다. 특히 소나무 숲길에서 약간 벗어난 곳엔 몽양 여운형 선생의 묘소가 있다. 설을 맞아 아이들과 여운형 선생의 묘소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묘소 문은 평상시엔 닫혀 있다. 묘소 입구에 묘소를 관리하는 집이 있으니 이곳의 벨을 눌러보는 것도 답사의 맛이라면 맛일 것이다. 묘소를 찾기가 힘들다면 스마트 폰의 지도어플에서 위치를 찾으면 쉽게 찾아 갈 수 있다.
둘레길을 걸을 때 반드시 유의할 사항은 고성방가나 쓰레기 문제다. 북한산 둘레길 운영단에 따르면 일부 구간에선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관광버스를 대절해 집단으로 몰려와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삶과 노동에 지친 도시인에게 휴식처가 된 둘레길이 더 걸을 만한 곳이 되기 위해선 길을 걷는 사람의 태도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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