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고용’ 약속은 ‘공염불’...비정규직 압도적

자동차, 조선, 기계, 철강 등 ‘순이익’ 늘어도 ‘채용’은 기피

이명박 정부와 대기업의 일자리창출 약속이 공염불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0년 1월, 30대 그룹 회장단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고 밝힌바 있다. 3월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 9월에는 전경련 회장단이 정례회의에서 30대 그룹의 신규채용을 전년도보다 31.2% 늘리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제위기 극복으로 매출액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2010년,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거의 하지 않고, 심지어 종업원을 축소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기업과 철강, 조선소 등에서는 비정규직 중심의 일자리가 확대되기도 했다.

국내 최대 자동차 완성사 및 부품사, 채용기피와 비정규직 확대
오히려 중소기업이 정규직 확대


금속노조는 31개 자동차, 조선, 철강, 기계산업 주요기업의 2009~2010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나쁜 일자리 추방 2011 금속 일자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대기업과 철강, 조선소는 비정규직 중심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으며, 자동차부품의 중견 사업장들은 정규직 중심의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었다.

최대 자동차 완성사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와 4대 자동차 부품사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만도, 한라공조)의 경우, 2009년 대비 2010년 매출액이 최소 15.41%에서 최대 42.23%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최소 33.82%에서 최대 270%까지 늘었다. 하지만 종업원 수는 최대 732명이 줄어들었으며, 늘어난 숫자는 최대 172명에 불과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특히 국내 최대 자동차회사인 현대차는 2010년 매출액이 15%(4조 9천억), 순이익은 78%(2조 3천억)가 늘어났으나, 종업원 수는 불과 0.27%(153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기아차의 경우, 매출액과 순이익은 늘었으나 종업원 수는 줄어들기도 했다. 기아차는 2010년, 매출액 26%(4조 8천억), 순이익 55%(8천억)가 증가하는 위력을 보였지만, 종업원은 25명이 줄어들었다.

대신 자동차 완성사에서의 비정규직 비율은 여전히 높았다. 자동차 4사의 생산직 노동자 중 사내하청 비율은 현대차와 한국지엠이 20%를 넘었으며, 기아차가 11,37%로 가장 낮았다. 현대자동차와 한국 지엠의 경우, 생산직 노동자 열 명 중 두 명이 사내하청 노동자인 셈이다.

최대 자동차 부품사들 역시 매출액과 순이익 대비, 고용비율은 턱없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모비스는 매출액이 28.8%, 순이익이 50% 이상 늘었지만, 정규직은 고직 137명이 늘어났다. 현대모비스에 이어 제 2대 부품사로 떠오른 현대위아 역시 매출액 42%, 순이익 77% 증가에도, 정규직 노동자는 137명이 늘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가 소수의 사업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장이 정규직은 관리자들뿐이고,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만으로 운영되는 ‘정규직 0명 공장’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12개 공장 중 8개 공장이 사내하청 노동자로 채워진 공장이며, 현대위아의 경우 창원공장을 제외한 반월, 포승, 광주공장이 사내하청으로 운영되는 공장이다. 현대모비스의 전체 생산직 노동자 중 사내하청 노동자는 58.32%이며, 현대위아는 57.49%에 달한다. 10명 중 6명이 비정규직인 셈이다.

반면 매출액 1천억 이상의 금속노조 소속 11개 중견부품사들 가운데, 케피코, 대원강업, 에코플라스틱, 캄코, 유성기업, 한국로버트보쉬, 동원금속 등 7개 사업장은 생산현장에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높은 매출과 순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일자리가 최대의 화두가 되어 있는 사회에서 완성차와 국내 2대 자동차부품사는 정규직 신규채용을 외면하고 있고, 도리어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있다”며 “거꾸로 500명 안팎의 중소기업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내하청노동자 공장’ 조선소 10명 중 7~8명 비정규직
철강, 기계산업도 채용 줄이고 ‘비정규직’ 확대


조선소와 철강, 기계 업종도 상황은 비슷했다. 6대조선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현대삼호중공업,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역시 2009년 대비 2010년 순이익이 평균 30%에서 최대 140%까지 늘었다. 하지만 일자리가 늘어난 사업장은 삼성중공업과 STX조선해양뿐이며, 나머지 4개 사업장은 모두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하청노동자 공장’이라고 불리는 조선소의 비정규직 비율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조선소 6개사의 사내하청 비율은 모두 50%를 넘었으며, 특히 대우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비정규직 비율이 70% 안팎으로 나타났다. 생산직 노동자 10명 중 7~8명이 사내하청노동자인 셈이다.

[출처: 금속노조부산양산지부]

최대 철강회사인 포스코 역시 매출액 20%, 순이익이 32% 이상 증가했으나, 오히려 종업원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나타났다. 현대하이스코는 순이익이 무려 265% 이상 늘어났으나, 일자리는 단지 41명밖에 늘지 않았다. 이에 금속노조는 “정규직을 늘리지 않고 사내하청을 늘렸기 때문”이라며 “조선소 다음으로 비정규직이 많은 사업장이 철강부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스코와 현대하이스코는 생산공정에 50%가 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하이스코는 생산직 10명 중 단 3명만이 정규직이며, 특히 울산공장의 경우, 강관을 만드는 노동자 300명은 모두 사내하청 노동자다. 현대제철 역시 사내하청 비율이 30%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기계산업에 있어서도, 생산공정 내 비정규직 비율은 20~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 중공업의 경우, 생산현장의 1/3은 사내하청 노동자를 사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금속노조는 “결국 조선, 철강, 기계산업의 사용자들은 정규직 중심의 안정된 일자리가 아니라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생산공정에 대거 투입해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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