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폭력 ‘우려’

인권단체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우려하는 결의안이 통과돼 국내 성소수자들의 인권 신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7차 유엔인권이사회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으로 인한 인권침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담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유엔인권이사회가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고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이번 결의안에서 2011년까지 고등판무관에게 전 세계 각국에서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대한 차별적인 법률과 관행, 이와 관련한 폭력행위에 대한 연구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결의안은 또 국제인권법이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으로 인한 폭력과 인권침해를 종식시키는데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도 조사하기로 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제19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결의안에 따르면 19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는 고등판무관들의 조사 결과를 반영해 각국에서 존재하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관련한 차별적 법률, 관행, 폭력행위들을 투명하게 알릴 계획이다.

이번 결의안에는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참여한 국가 중 한국을 비롯한 23개국이 찬성했으며, 파키스탄, 러시아 등 19개국이 반대하고, 중국 등 3개국이 기권했다.

  지난 3월 31일, 헌법재판소는 ‘계간 기타 추행’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담고 있는 군형법 제92조가 동성애자들의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3년 만에 최종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반인권적이고 몰지각한 결정”이라고 헌법재판소를 규탄했다. 사진은 4월 5일 헌재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장면.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이번 결의안에 대해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18일 “획기적인 성과”라며 환영 논평을 내고 “이후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차별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한국의 법률과 관행들, 폭력적 행위에 대한 조사 작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 결의안의 통과를 계기로 국제사회에 한국 법무부의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들을 올바로 알리고, 우리 사회에 차별금지법이 왜 필요하지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도 20일 논평을 내고 “한국 내 성소수자는 ‘유령같은 존재’로 표현되어 왔음에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공공연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한국이 인권이사국으로서 이번 결의안에 찬성한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국내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실태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그에 따른 법제도적 보완과 예산배정을 통해 이번 결의안의 정신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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