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인 한국후지쯔(주)에서 ‘타임오프’ 제도를 악용해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
노사가 합의한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는 지난 2010년 7월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이다.
한국후지쯔 노사는 지난 2011년 2월 5일, 타임오프 합의서를 체결하고 최근까지 관련 법령과 노사간 합의서에 근거해 타임오프 제도를 원만하게 운영해 왔다.
하지만 사측은 8월 초, 돌연 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 ‘근로시간면제자(후지쯔 노조 위원장)의 활동 내역서’ 제출을 요구하며, 미제출시 임금을 지급할 수 없음을 통보했다. 실제로 노조 측이 근거 없는 요구라며 활동내역서 제출을 거부하자, 사측은 위원장의 8월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사측은 공문에서 ‘당 조합의 근로시간면제자가 합의서에 명시된 활동범위를 벗어난 활동을 지속적,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근로시간 면제자의 활동내역서 요구 이유를 밝혔다.
또한 노조와의 대화에서도 “근로시간 면제자인 노조 위원장이 상급단체인 전국IT산업노동조합연맹(IT노조)의 사무처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상급단체 회의에 참석하기 때문에 이는 타임오프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 사건은 사측이 타임오프 제도를 의도적으로 악용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근로시간 면제자인 위원장이 관련 법령 및 노사간 합의서에 의거해 근로시간 면제제도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사측이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사측의 근로시간 면제자 활동 내역서 제출 요구는 관련 법령 및 노사간 합의서에도 근거가 없는 요구다. 또한 노조는 사측이 문제 삼은 상급단체 활동과 관련 “위원장이 상급단체 활동에 전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활동의 대부분을 단위노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행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노사관계 및 활동해석에서 상급단체 회의참석은 정당한 조합활동이며, 관련 법령 및 노사 간 합의서에 명시 돼 있는 ‘건전한 노사관계발전을 위한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노조 측은, 2011년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을 시작하는 시점에서,사측이 김 앤장의 법률자문을 받아 이 같은 사건을 발생시켰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노조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26일, 서울지방노동청에 ‘단체협약위반 및 부당노동행위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IT노조는 “사건을 맡은 근로감독관은 노조가 근로시간 면제자 활동 내역서를 사측에 제출할 의무가 없으며, 이를 이유로 사측이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역시 “이 사건으로, 노조법 전면 개정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법 개정 전이라도 한국후지쯔와 같은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동부와 서울지방노동청이 강력한 행정지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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