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떼, 제주해군기지 공사로 갈 길 잃어

오탁방지막으로 진로 방해 받은 돌고래 떼 수시간 갇혀...탄성, 한숨 동시에

“돌고래야, 우리가 구럼비 지킬 테니까 나중에 같이 놀자. 고생했어!”

제주도 강정마을 앞 바다에 12일 돌고래가 나타났다. 강정마을 주민이 새벽에 낚시하러 갔다가 돌고래를 발견,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중덕해안가 앞바다에 설치된 오탁방지막으로 인해 돌고래 떼가 수 시간 동안 먼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다 마을회로 연락한 것이다.

연락을 받은 강정 주민과 평화운동가들은 오탁방지막으로 진로를 방해받아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돌고래 떼를 두 시간 가량 지켜봤다.

해군기지가 들어설 예정인 중덕 앞 바다에 빙 둘러쳐진 오탁방지막은 수심 2미터 가량으로, 배회하던 돌고래 떼는 결국 오전 11시 20분경 바다로 헤엄쳐 나갔다.

  돌고래 떼 위쪽으로 오탁방지막이 보인다. 돌고래 떼가 수시 간 갈 길을 잃고 배회해 강정마을 주민들이 걱정했다. [출처: 조성봉 감독]

이 모습을 지켜본 주민과 평화운동가들은 탄성을 지르면서도 동시에 한숨을 자아냈다. 가까이에서 돌고래를 보자 신기해하면서도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돌고래들이 자유롭게 활보하던 공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안타까워 한 것이다.

고권일 해군기지반대마을대책위원장은 “중덕 앞 바다는 종종 돌고래 떼가 나타나고, 돌고래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공간이다”며 “확실하지는 않지만 남방큰 돌고래일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희귀종이라 제주도 차원에서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종이다”고 전했다.

마을 한 주민은 “돌고래들이 우리에게 자신들의 영토를 찾아달라고 하는 것만 같다”며 “빨리 해군기지 사업을 전면 백지화해서 오탁방지막도 걷어내야 한다”고 읊조렸다.

평화운동가 박성수 씨는 “주민들도 항상 바다 멀리서 돌고래를 보다가 오탁방지막으로 진로를 방해 받아 빠져나가지 못하는 돌고래를 가까이서 보니까 신기해했다”면서도 “막무가내로 해군기를 건설하면서 오탁방지막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해 해군측이 비판을 받아왔지만, 근본적으로는 해군기지 사업을 전면 백지화 해 주민들과 돌고래들이 평화롭게 살던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출처: 조성봉 감독]

현장에 있던 여균동 감독은 “오탁방지막에 대한 효율과 용도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며 “오탁방지막으로 갈 길을 잃은 돌고래가 수 시간동안 배회했다”고 알렸다. 이어 여 감독은 “돌고래들이 항상 다니던 천국과 같은 바다, 그곳에 돌고래들이 갇혀 있다”면서 “이것은 바로 해군기지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오탁방지막은 공사 중 토사 등이 바다로 유출되면서 해안 낮은 위치에 서식하는 생물과 천연기념물인 연산호 군락지의 생태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이를 차단하기 위한 시설이다.

해군측은 제주도특별자치도(우근민 지사)가 지난 10월 18일 오탁방지막을 설치하기 전에 공사를 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히자 해상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오탁방지막 설치 공사를 하고 있다. 해군측은 이전에도 오탁방지막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주민과 환경운동단체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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