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해고자 죽음,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 없어”

철도노조와 야당, 허준영 사장 공식 사과와 해고자 원직복직 요구

지난 21일, 철도공사 해고자 허모 씨(39)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철도노동조합과 야당이 허준영 사장의 공식 사과와 고인에 대한 복직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23일 오후 1시 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과 허준영 철도공사 사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죽음이 이어질지 모르는 불안 속에 살고 있지만, 누구도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며 “허준영 사장은 지금 당장 고인의 영정 앞에 사죄하고, 강제 해고된 노동자들을 원진복직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와 반노동 정책이 노동자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 또한 허 씨를 비롯한 노동자들의 계속된 죽음에 대해 유가족과 동료 노동자,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해고 이후에도 열심히 일하고 만 명의 징계 동지들을 뒷바라지 해온 허 동지의 가슴에는 멍이 들어, 해고 6개월이 지나면서 병원에 다녔다”며 “이 죽음은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살인행위이며, 회사는 사과와 함께 해고 노동자 원직 복직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철도노조는 23일 오전 11시, 대전 철도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 씨의 명예 회복을 요구했다. 이들은 “허 동지의 죽음은 2009년 철도노동자의 합법적인 쟁의를 불법으로 만들어 200여 명을 무참히 해고시키고, 1만 2천여 명을 징계한 정권과 철도공사 경영진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이영익 철도노조 위원장은 “너무도 순박했기에 자신의 아픔을 숨기며 동료를 먼저 생각하며 일하던 동지이기에 그를 기억하는 2만 5천 철도노동자의 슬픔은 더 크다”며 “동지의 죽음 앞에 해고의 아픔을 챙기지 못한 죄스러움으로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허 씨의 명예회복을 위한 최소의 조치로 ‘철도공사의 공식사과’와 ‘즉각적인 복직 조치’를 요구했으며,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허 씨는 지난 1994년, 철도청 청량리기관차사무소에 임용된 후, 2006년 부곡기관차 승무사업소로 전입해 근무해 왔다. 2007년에는 철도노조 부곡기관차승무지부 부지부장을, 2009년에는 지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철도파업과 관련해 2010년 1월 말 해고됐으며, 이후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철도공사는 2009년 파업과 관련해 허 씨를 비롯한 110여 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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