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찰 MB, 다시 노무현 물고 늘어지기

청와대, “사찰의 80%는 노무현 정부에서 이뤄진 일이다”

‘BH(청와대, Blue House) 하명’ 민간인 사찰 의혹이 불거지자 다시 ‘전(前) 정권’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찰의 상당수가 지난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사찰 문건 2600여건 중 2300여건은 2006년에서 2007년 사이, 노무현 정권에서 작성된 것이 맞다. 그러나 그 문건들은 모두 국무총리실이 아닌 경찰일선에서 작성된 것으로 대부분 경찰 내부의 복무동향과 비리사건에 관한 내용이다.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 사례라고 주장한 건들도 모두 집회나 단체 동향에 대한 경찰의 일상적인 보고용 문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KBS 새노조가 공개한 민간인 사찰 문건 [출처: KBS 새노조 홈페이지]

KBS 새노조는 청와대의 ‘전 정권 책임’ 주장에 맞서 이와같은 보도자료를 내고 현 정권이 “민간인 불법 사찰의 진실은 은폐하고, 다시 과거만 탓하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KBS 새노조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이 입수한 문건은 총 2619건으로, 일반 서류 양식과 중복된 문서까지 포함하면 총 2837건이다. 이중 노무현 정부에서 작성된 문건은 모두 2356건이다. 문건의 80%가 노무현 정부에서 작성된 것이라는 얘기가 틀린 말은 아닌 것. 그러나 새노조가 주장하는 ‘총체적 진실’은 다르다.

새노조는 지난 정부에서 작성된 문건은 “모두 총리실이 아닌 일선 경찰서와 경찰청이 작성한 문서”이며 “문건의 작성 주체 대부분이 경찰이며, 문건의 내용도 거의 모두가 경찰의 복무 동향과 비위 사실 등”이라고 밝혔다. 새노조는 이어 “청와대가 지난 정권의 민간인 사찰 문건이라며 제시한 ‘현대차 전주 공장 노조 동향’과 ‘전공노 집회 동향’, ‘화물연대 선전전 동향’ 문건 역시 파일 정보를 확인한 결과 작성자가 경찰관으로 밝혀졌으며, 문건의 내용도 경찰 정보과와 경비과 등에서 일상적으로 작성하는 보고서”라고 밝혔다. 새노조가 공개한 ‘현대차 전주 공장 노조 동향’과 ‘전공노 집회 동향’ 문건에는 집회 참가 인원과 ‘행사 진행 순서표’, ‘발언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다.

새노조는 반면, “현 정부 들어 작성된 481개의 문서 파일을 분석한 결과, 민간인 또는 민간 단체를 대상으로 한 사찰 문건이나 항목은 모두 86건, 40명(단체 포함)”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총체적 진실은 ‘정권의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에 있지 경찰의 내부 조사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즉, 지난 정권에서 진행한 ‘경찰의 내부 감찰’과 현 정권의 ‘민간인 사찰’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현 정권에서 실시한 사찰내용에선 ‘BH 하명’으로 민간인을 사찰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더구나 이번에 공개된 사찰 문건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이 폭로된 이후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뒤 복구되거나 남은 극히 일부”이다. 소거된 증거자료까지 합치면 현 정권의 민간인 사찰 규모가 훨씬 더 방대했을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KBS 새노조는 남은 방대한 양의 사찰문건을 찾아내 끝까지 보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야권 인사들은 청와대의 ‘발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는 트위터에서 “이러다 bbk도 사실은 노무현 거라고 기와집에서 성명 내는 사태 나오겠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도 “mb정부 초에 작은 정부한다며 (조사심의위원회) 없앴다가 촛불집회에 공직자까지 참여하는걸 보고서 공직윤리지원관실로 확대되었다. 그때 마음에 들지않는 민간인사찰 등 무소불위 불법사찰기구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야권은 대통령과 현 집권여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총리실의 사찰 기록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공식인정했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사안에 따라 총리실에서 종결한 것도, 청와대에 보고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이번 민간인 사찰 건에 관련을 시인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이 과정이 모두 민정수석실을 통해 합법적 절차로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최 수석은 “이들 사안은 모두 정상적인 업무절차를 거친 것으로, 김종익씨와 남경필 의원 등 두 건은 민정수석실에 보고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권재진 현 법무부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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