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2차가해 면죄부 정진후 공천 비판 글 홈피 게재

시민정치시평, “정진후 공천, 진보정당도 성폭력 관련 경력 사소하게 간주”

참여연대가 통합진보당의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 비례 4번 공천을 두고 “이 사안은 소위 진보를 표방한다는 정당에서조차 공천 과정에서 성폭력과 관련된 과거의 경력이 사소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한 한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참세상 자료사진

이 글은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인 참여사회연구소가 3일 백미순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이 쓴 “강용석의 출마가 정진후 공천을 용서해주는가?”라는 제목으로 낸 53번째 ‘시민정치시평’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시민정치시평은 운영상 참여연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제목이 노출돼 있지만,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시민사회의 칼럼을 매개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0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과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칼럼을 연재해 왔다.

  참여연대 홈페이지 첫 화면

백미순 소장은 시평에서 한국 정당의 젠더관점 실천의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로 정진후 전 위원장에 대한 공천 논란을 성희롱 전력의 강용석 의원의 무소속 출마에 빗대어 예를 들었다.

백미순 소장은 “통합진보당이 전교조 위원장 시절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의 수습과정에서 피해당사자의 의견과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조직 보위를 위해 사건처리를 진행했다고 비판받고 있는 인사를 비례대표의 당선권 내에 공천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었다”며 “여대생을 상대로 ‘아나운서 되려면 다줘야’한다는 등의 성희롱과 성적비하발언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던 국회의원이 반성은커녕 또 무소속으로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이 마당에, 가해자나 2차 가해 당사자도 아니고 조직의 수장으로서 2차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행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사안은 소위 진보를 표방한다는 정당에서조차 공천 과정에서 성폭력과 관련된 과거의 경력이 사소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현실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백미순 소장은 이어 “대부분의 정당이 이번 총선의 후보공천과정에서 수적으로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성평등 관점을 견지하지 못했음을 알게 해준다”고 꼬집었다.

백미순 소장은 “자본주의사회에서 계급의식이 비대칭적이라는 주장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성별의식 역시 비대칭적”이라며 “진보적 가치의 실현을 자임하는 남성 진보세력들조차도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 여성과 소수자의 편에 서지 않는다. 하지만 여성들은 종종 계급이나 정권교체의 당위나 조직의 안위를 성평등 의식의 앞자리에 놓고 갈등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정진후 후보 논란은 민주노총 김모 성폭력 사건의 2차 가해자들에 대해 정 전 위원장이 속한 전교조 내부 정파가 이들의 징계에 면죄부를 주기위한 대책을 세운 정황이 있다는데 있다. 김모 성폭력 피해자 지지모임은 이 과정에서 정진후 전 위원장의 책임이 큰 데도 통합진보당이 비례 공천을 주면서 성폭력 피해자를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비례후보 사퇴를 요구해 왔다.


이를 두고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는 성추행 전력의 윤원석 후보 사퇴 직후 “윤원석과 정진후 후보를 통합진보당 대표단이 공직후보로 인준 한 것이 ‘노선의 진보성이 도덕성의 수준이나 인격의 성숙과는 다른 문제’라고 보고 인준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 “윤원석 후보의 성추행 전력은 사생활 영역에서 빚어졌지만, 정진후 후보는 피해자들을 만족시키는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조직의 책임자로서 갖는 도의적 문제다. 이걸 가지고 일부언론이 정진후 본인이 성폭행을 저질렀거나. 성폭력을 은폐하려고 시도했거나,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들을 비호했던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중대한 명예훼손이거나 비열한 정치적 공격이다. 저희는 그 문제를 충분히 판단한 후 비례대표로 공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시민 대표가 100분 토론에 나가 정진후 후보를 강하게 옹호하자 성폭력 피해자는 유시민 대표에게 “피해자인 나의 말을 직접 들어보지도 않고, (통합진보당 대표단을) 찾아간 지지모임의 말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명백한 사실이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에 책임을 지라”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